우스갯소리 반 진심 반으로 나 스스로를 저질체력이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말이 씨가 된걸까.
진짜 이제는 100% 진심으로 저질체력이 되어버렸다.
오늘 지하철 역을 올라가는데 약간의 계단을 올라가는 것을 힘들어했다. 진짜로 계단을 올라가서 약간 오르막을 걸어가는데 정말 숨이 찼다. 이게 무슨일인가!
예전에는 7호선 건대입구 출구올라갈 때도 일부러 계단으로 걸어다니던 나였는데 오늘 좀 많이 놀랐다.
막연히 그냥 좀 게을러 져서 에스컬레이터를 주로 타고 다니는거였는데 이게 몸으로 와닿으니까 충격적이었다.
뭐 내가 원래 운동을 잘하고 체력이 좋았느냐? 그건 아니다. 원래 운동을 잘 못한다. 달리기도 못하고, 운동신경도 별로 안좋다. 하지만, 나름 예전에는 정처없이 걸어다니는거 좋아했고, 지하철 계단이 몇개인지 세면서 다니고, 원체 걷는 속도가 빨라서 같이 걷던 내 친구가 숨이 차서 나를 붙잡을 정도로 뽈뽈거리던 나였는데 계단 몇개 올라갔다고 진짜로 숨이차고 힘들다니!
그러면서 지난 1~2년간의 나를 돌아봤다. 몇 안되는 내가 가지고 있던 좋은 습관들이 모두 무너져있는 요즘을 발견했다.
내가 갖고 있었던 좋은 습관 몇가지는 아래와 같다.
1. 과자 & 커피 및 음료수 잘 안 먹음.
2. 야식 잘 안먹음. (아예 안먹진 않지만 밤에 먹고 자면 다음날 아침이 불편해서 힘들어서 잠을 잘 못잤었음.)
3. 술 안 먹음.
4. 많이 걸어다님.
5. 물 많이 마심.
6. 밥 말고 간식 안먹음.
7. 케이크 및 제과 디저트류 안 좋아함.
그런데, 최근 1~2년간 위의 대부분의 습관들이 무너져있었다. 꾸준히는 못했지만 진짜 조금씩 어떤 방법으로든 운동도 해주고 있었는데, 최근 1~2년 간은 거의 운동 안하고 있었고.
예전에는 조금 신경써주면 몸이 금방 돌아오기도 했고 쉽게 몸이 부어오르지 않았는데 이제는 내가 봐도 몸이 예전과는 다르고, 조금씩 붓기 + 군살들이 차곡차곡 늘어나서 몸에 쌓이는게 느껴진다. 몸무게는 1~2키로 차이지만, 당장 2년 전 여름에 입었던, 정장 바지가 지금은 레깅스처럼 되는걸 보고 여러가지 감정이 들었다.
사실, 몸매가 변하는 것 보다 체력이 안좋아지면서 쉽게 마음이 무너지는게 더 큰 문제였다. 몸은 점점쇠하는데(학생시절을 벗어나면서 스트레스의 강도가 점점 늘어나고, 내 정신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사건들이 예전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데 지금의 나는 약간의 스트레스에도 정신줄을 내려버릴 만큼 역치가 낮아진 상태이다.
정신은 몸의 지배를 받는다. 건강하지 않은 몸은 건강한 생각과 마음을 만들어 가는데 큰 방해물이 된다. 약간만 피곤해져도, 조금만 힘들어져도 쉽게 짜증내고 화내는 것은 정신력만의 문제는 아니다. 계단을 오르면서 숨차하는 내 모습을 보고 나를 자책하고 한심해하는 오후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서 머릿속에 퍼뜩 박힌 한 문장이 바로 이 글의 제목이다 .
" 내 마음을 지킬 체력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