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걸 못 견디는 나
돌더라도 확실한 길로 간 오늘
정리수납컨설팅은 매번 출근지가 다르다. 의뢰가 들어오는 곳에 가기 때문이다. 주로 서울이 많고 양주, 의정부, 남양주, 파주, 성남 등등을 다닌다. 이번엔 고양시.
보통 근처 사는 선생님들과 함께 오간다. 차를 타고 가기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고양은 대중교통으로 가게 됐다. 윗동네 사는 선생님이 그쪽에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다고 했다. 배차 간격은 좀 길지만 40분 정도면 도착한단다. 나는 그곳까지 버스를 타야 한다. 한 10분 정도.
그런데 나는 그 버스를 타기가 불편했다. 어플로 버스가 오는 것은 확인하지만 회차해서 오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내가 타는 곳 두 번째 전이 회차장소인데, 다른 버스지만 전에 회차해 오는 버스를 한참 기다린 적이 있어 걱정됐다.
그래도 걸어서 버스 정류장을 간다면 좀 나을 텐데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것도 영.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거리, 거기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등 버스 두 대의 배차간격을 고려해 출근시간을 맞춰 타려니 머리가 복잡. 불안하기도 했다. 그 버스 하나 믿고 가서 기다렸는데 늦게 오거나 이동하는데 예상보다 더 걸리면 어떻게 하지.
그래서 나는 시간이 30분 정도 더 걸리고 두 번 갈아타더라도 시간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고 늦어질 위험이 없는 지하철로 출근했다. 지하철은 나만 시간을 잘 맞춰가면 되니까.
그렇게 혼자 출근을 하며 내가 불확실한 걸 참 못 견디는구나, 많이 불안해하는구나 알게 됐다. 플랜 B도 잘 세울 수 없는 계획,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피하는구나 깨달았다. 돌아가고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예측가능하고 돌발상황 없이 정해진 계획대로 움직이는 걸 선호하는 날 알게 된 오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