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개 Aug 10. 2024

30. 그렇게, 살아간다.

Epilogue

  인천공항에서 집으로 돌아와 김치찜을 시켜먹었다.

돌아온지 이틀만에 직장에 복귀하였다.

병원이랑 본가에 맡겨두었던 고양이들도 집으로 돌아왔다.

매일 운동을 하고 가계부를 쓰는 일상으로의 복귀도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4월에 예정되어있던 10K 마라톤에서는 (기록은 비루하더라도) 낙오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완주를 기록했다.




  남미에서 돌아온지 어느덧 약 4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예상대로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진 않았다.

여전히 나쁜 기억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예민해지기도 하고, 잘하는 일도 있고, 실수하는 일도 있고 그냥 이제껏 살아오던 나의 모습 그대로이다.

하지만,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온 나는, 좀 더 넓게 살아가기를 꿈꾸어 본다.

내 바로 옆에서 나를 괴롭히는 일들에 매몰되어 허우적대지 않고 조금은 그 일에서 떨어져 관망해볼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본다.

   "그럴 수도 있지" 마인드를 유지하기가 쬐끔 더 쉬워졌달까?


  사소한 일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며 세포를 곤두세우며 살아가던 나였다. 

그와의 잘못된 관계는 나를 더욱 예민한 사람으로 만들었고, 세상의 모든 자극들이 나를 찌르는 듯 아프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이젠 달라지려 한다. 

주변 환경에 좌지우지하지 않는, 내 안에서부터 나오는 내 에너지와 내 생각만으로 나의 기분과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위해, 오늘도 나는 나 자신을 알기위해 좀 더 노력하고, 좋은 에너지를 쌓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몬스터 2마리를 앞뒤로 메고 내 두 다리로 걸었던 남미의 길 위에서 느낀 자유와 행복감은, 내 자신을 이루는 긍정 에너지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제 다음 여행지에 대한 궁리를 하기 시작한다.

또 다른 넓은 세상을 보고 와야지. 나답게 자유로운 삶을 살아야지.

그 속에 행복이 있을 것이고,

그것이 일상에서의 소확행을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그렇게 잊는다.

  그렇게 기억한다.

  그렇게 살아간다.




PS. 그동안 저의 남미 여행기를 꾸준히 읽고 응원해주신 독자분들이 계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좀 더 힘을 내서 연재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전 29화 29. Hasta luego, 나의 남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