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연속, 공립 vs 사립
지난 1월 써놓고 작가의 서랍에 담아뒀던 글입니다.
윈저냐? 런던이냐?
캐나다행이 정해진 후, 고민이 시작이 되었다.
아들의 나이는 이제 초등 고학년,
친구와의 관계가 중요한 사춘기 초입의 시기이다.
게다가 아들은 외동이라 남편과 나는 항상 아이의 친구 관계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그렇기에 한국인이 거의 없는 윈저와 한국인이 좀 더 많은 근처의 윈저보다 더 큰 도시 런던으로 아이의 학교를 보내야 할지 너무 고민이었다. 윈저에 머무는 것의 장점은 아빠와 함께하는 것이고, 런던의 장점은 한국인 친구가 있을 학교 및 조금 더 크고 쾌적할 도시 환경이었다. 윈저와 런던 중의 결정은 한국에서는 수많은 고민이었다. 하지만 캐나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결정했다. 윈저로 말이다. 아빠의 직장인 윈저에서 런던까지 2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멀었고, 11살 아들의 아빠 사랑이 극진해져, 좀 더 좋은 교육환경과 거기다 가장 중요한 몇 명의 한국 친구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런던을 포기하고 윈저로 결정했다. 아이가 학교에서 힘들어하면 엄마와 아빠가 같이 잘 위로해 주는 것이 더 좋겠다는 결정하에 런던보다 훨씬 규모도 작고, 한국인 친구들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아빠와 매일매일 함께 할 수 있는 윈저에서 살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또다시 고민이다. 공립이냐? 사립이냐?
다행히 우리는 아빠의 워크 퍼밋으로 받은 아들 비지터 비자에, 학교를 갈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받았다. 그 말인즉슨, 공립학교를 무료로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일 년에 1500만 원 상당의 학비 혜택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공립을 보내기에는 단계가 있다. 집주소가 있어야 했다. 한국처럼 해당 주소에 따른 학교가 배정이 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우리에겐 6개월간 살 수 있는 임시 숙소가 있어, 집주소 문제는 해결이다.
이제 학교를 골라보자. 프렌치 이머젼(불어 몰입 교육) VS 일반 공립
캐나다에는 스쿨랭킹이 있었다. 학교를 골라보려 윈저의 학교들의 랭킹을 찾아보았다.
몇몇의 학교가 랭킹이 좋았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캐나다에는 영어 공립학교와 불어 몰입 학교가 있다. 스쿨랭킹이 좋았던 학교는 프렌치 이머젼이라고 불어 몰입학교였다. 학교에서 불어로 공부를 해야 하는 학교이다. 물론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불어로 공부하는 비율은 줄었지만, 영어도 버거울 아이가 학교 생활은 영어로 공부는 불어로 해야 할 것을 생각하니, 아무리 학교 랭킹이 좋다 하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불어 몰입학교는 무조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고 입학이 가능한 시기가 따로 있었다. 고민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우리는 영어 공립학교에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찾아본 집주소에 해당되는 영어 공립학교의 정보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딱히 정보를 얻을 곳이 없어 구글 리뷰를 찾아보았다. 그런데 그 학교의 구글 리뷰에 불링을 당했던 자녀의 부모들이 남긴 리뷰들이 있었다. 그거 아니어도 한국 친구 없는 곳에 아이를 보내야 해서 걱정이던 우리였다. 게다가 우리의 현재 집주소는 임시 주소여서 이사를 하면 아이가 전학을 가야 했다. 오랜 기간 보내지 않을 곳인데, 굳이 그 학교를 보내야 하는 건가 하는 고민이 되었다.
이렇게 우리의 학교 고민이 더해 가던 중,
유튜브에서 윈저에 살고 계셨던 한국분의 아이 등교 동영상을 발견했다. 그분 동영상 속의 학교는 좋아 보였고, 유튜버님도 학교에 대하여 좋게 이야기해 주셨다. 다음번 이사할 때 그 동네에 집을 구하여 그 동영상 속의 학교에 보낸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댓글에 친절하게 윈저 학교를 몇 군데 추천해 주셨다.
그분이 추천한 학교는 내 캐나다 지인 친구의 학교 추천 방법(초등보다는 해당 학구 고등학교의 랭킹을 살펴볼 것)과 같았고, 그래서 더 신뢰가 갔다. 그리고 그분의 추천 말미에 한 기독 사립학교 추천도 있었다.
지금 우리 집 주소에 해당하는 공립학교는 불링이라는 리뷰가 너무 마음에 걸려 보내고 싶지 않았고,, 어차피 한 번의 전학은 해야 하기에,
우리는 처음 6개월은 사립에 보내 보기로 결정했다.
유튜브에 추천해 주신 기독 사립학교는 아니었지만, 그 추천을 통해 윈저 여러 사립학교 정보를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윈저의 한 사립학교에 아이를 보낸 어떤 분의 블로그를 발견했다.
한국인이 다녔던 흔적을 인터넷에서 찾으니
일단, 한국인이 간간히 보내는 학교라는 것이 인증, 그리고 한국학생을 반길 것이라는 두 가지 확신이 들었다.
그곳이라면 아이가 캐나다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학교 주변을 먼저 살펴보러 갔다. 학교가 있는 동네가 평화롭고 아늑했다. 그리고 학교는 건물은 작았지만 따뜻한 느낌이 풍겨 나왔다.
그렇게 우리는 학교에 학교 견학 신청 메일을 보냈고, 인터뷰 후 그 학교로 보내게 되었다.
현재, 우리 아이는 4일째 등교 중이다.
이 학교는 교복을 입고, 스쿨밴드가 있다. 그리고 학교에 핸드폰 소지가 안되며 매일매일 학교에서 공부한 내용을 부모가 집에서 확인할 수 있게 보내주신다.
학교가 워낙 소규모라, 5/6 합반인 것만 빼고는 마음에 쏙 든다.
그리고 기대도 안 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학교에 한국인 학생들도 있었다.
아이의 학교 적응기는 차차 정리할 예정이다.
6개월 후 아이가 다시 어디 학교로 가게 될지 기대도 되고 궁금하다.
브런치 북 연재를 시작하며 예전에 쓰고 작가에 서랍에 넣어둔 글을 다시 읽고, 발행해 본다.
1년 정도 지난 현재, 아이는 위에 적힌 작은 사립학교에 여전히 다니고 있다.
이 학교를 보내기 전까지 정말 많은 고민들이 있었는데, 그 고민들을 잘해서 아이의 학교를 만나게 된 것이 정말 감사하다.
즉, 아이와 부모 모두 학교에 만족하고 있다는 현재의 소식을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