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놈의 하이파이브

생후 41일 아빠가 신생아 딸과 놀아주는 방법

by 날찌

2024.01.07(일) 네가 아빠 다리에 앉아서 놀고 있는 걸 보면서


네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말이야. 엄마는 아빠에게 “자기야 톤톤이에게 할 말이 그렇게 없어? 태담을 많이 해야 태어나서 울다가도 아빠 목소리 들으면 울음을 뚝 그친데. 미주알고주알 얘기 좀 해봐”라고 잔소리를 자주 했는데 그럴 때마다 아빠는 엄마 배에 손을 얹고는 “톤톤아 하이파이브” 만 주구장창 외쳤더란다. 네가 들었을는지 모르겠다.


아빠는 네가 들었을거라 확신하는지 네가 태어난 지금도 너를 무릎에 앉히고 “톤톤아 하이파이브”를 외치며 손바닥을 내미는구나. 톤톤이 너는 매우 귀찮은 듯 뚱한 표정을 짓더니 손뼉을 칠 듯 말 듯 손을 휘적휘적 대는구나. 누가 누구를 놀아주는 건지. 아빠랑 놀아주느라 고생이 많아.



사실은 아빠가 표현이 다양한 사람은 아니란다. 그래서 네가 태어나기 전에는 과연 이 사람이 너랑 잘 놀아줄 수 있을지 걱정이 엄청 많았거든? 그런데 엄마는 여태껏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하이톤의 목소리로 각종 의성어를 써가며 너와 대화도 많이 하고 잘 놀아주는 거 있지. (지금도 옆에서 난리구나 “아~빠! 아~빠! (톤톤이 웃음소리) 아이 좋아요? 아빠 좋아요? 아빠도 아음이 좋아요~ 어! 똥 쌀거야? 표정이 심상치 않은데? 어이구 톤톤이 기침한다 (에이취!) 아이구 놀랐어 우리 톤톤이~ 어이쿠우~ 방귀도 더 뀌고 똥도 싸볼까? 아빠 손은 약~손 아빠 손은 약~손.......”)


톤톤이 덕분에 아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되었단다. 너무 기특해.

그래서 그놈의 하이파이브 정도는 귀엽게 봐주려고.


내일은 아빠 손뼉도 한 번 쳐주렴. 아빠가 아주 좋아할거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유선염의 고통, 엄마... 단유해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