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79일
2024.02.14(수)
오늘 엄마 아빠가 필요한 조명과 가구를 사러 이케아로 가기로 해서 외할머니가 톤톤이를 봐주시기로 했어. (엄마가 의정부로 이사 온 이유란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동네가 필요하다는데 의정부에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외삼촌, 이모, 이모할머니까지 든든한 지원군이 많거든)
할머니가 오시자마자 갑자기 톤톤이 네가 자다 깨서 오열을 하며 울기 시작해서 할머니가 너를 안아 달래주려고 하는데 더 세차게 울더라고. 그래서 엄마가 너를 받아 안았거든? 그런데 거짓말처럼 곧 울음을 그치더니 안정을 되찾는 거 있지.
순간 외할머니와 엄마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안 되는 거야. 그리고 순간 외할머니가 “낯을 가리나 봐”라고 말씀하시는데 너무 당황스러웠어.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할머니가 놀아주면 까르르 웃던 네가 오늘 갑자기 이럴 수 있다고? 알고 보니 어제도 외할머니는 살짝 이상함을 감지했었다고 하시네. 할머니 얼굴을 보고 처음에 삐죽삐죽 울 것 같더니 시간이 좀 지나고 괜찮아졌었다고.
보통 100일이 지나야 낯을 가리기 시작한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조금 빠르다 싶었는데 할머니 말로는 보통 100일 이후에 사람들을 만나니까 그런 거지 사실은 좀 더 일찍 낯을 가릴 수도 있겠다고 하시는데 일리가 있는 말 같아.
여하튼 엄마는 이 와중에 아빠가 딱 이 타이밍에 육아휴직을 쓰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안 그래도 생후 3개월에서 8개월이 낯가림을 하면서 주 양육자에게 애착형성을 하는 시기라고 해서 그 시기에 맞춰 육아휴직을 쓰기로 했었거든. 오늘부터가 딱 육아휴직 시작인데 정말 다행이다. 앞으로 6개월 엄마 아빠와 골고루 애착을 형성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