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효정 Jul 08. 2024

여름숲 나무 아래에 앉으실래요?

여름숲에 가보셨나요?

싱그러운 여름숲 나무 아래에 앉아 돗자리를 펴고 소풍을 즐겨본 사람은 싱그러운 여름 내음을 맡아보셨을 거예요. 생명의 에너지에 향기가 있다면 이런 향기일 것 같은 그런 내음 말입니다.


"엄마아빠~진달래도 피는데 우리 봄소풍 가요."

"소풍 가자고?"

"그래! 가보자. 하루 농사일 안 한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


저는 소풍을 좋아합니다. 큰 아이가 갓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즈음 바쁜 농사철에 시골집에 가서 철없는 딸은 부모님께 봄소풍 가자고 제안한 적도 있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국 부모님과 가까운 숲으로 소풍을 다녀왔어요. 봄볕에 얼굴을 그을린 부모님과 함께 진달래 피어나는 숲에서 점심도 먹고 사진도 찍었던 소중한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오늘은 그와 그녀의 여름 소풍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좋아하는 간식을 싸가지고 발 닿는 곳으로 가면 그곳이 바로 싱그러운 여름 카페가 되니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모릅니다. 소풍은 한 번이 번거롭지 반복하다 보면 여름날에도 편안하고 즐거운 소풍을 즐길 수 있어요.


그녀는 무더운 날씨에 긴 곱슬머리를 올려 묶고 눈부신 햇살로부터 눈이 피로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알이 크고 둥근 선글라스를 쓰고 시원하게 반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었습니다. 그 남자는 곱슬머리에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어요. 신발도 하얀 운동화를 신어서 인지 오늘따라 경쾌해 보입니다.


"이런 초록은 선글라스를 벗고 봐야지."

"새초록이야. 싱그러운 새초록의 여름숲이야."


두 사람은 선글라스를 벗고 안경으로 바꿔 썼습니다. 숲에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고 숲의 향기를 담은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녀는 올려 묶었던 머리를 살짝 풀러 봅니다.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봅니다. 나무가 연초록을 뿜으며 쑥쑥 자라나는 숲에 쨍그랑한 여름 햇살이 비춥니다. 바라볼수록 마음도 연초록으로 물듭니다.

숨소리가 차분하게 속도를 늦추는 곳, 여름숲.


"나뭇잎 좀 봐봐. 초록초록하다."

"저기 나뭇잎 사이로 비추는 햇살 좀 봐."

"와~ 눈부시게 찬란하다!"

"숨을 한 번 크게 쉬어봐."


그가 숨을 크게 들어마시고 내쉽니다.

그녀도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어 봅니다.


"어때?"

"좋네. 마음이 편안해져."


숲을 둘러보니 새소리가 들리고 작은 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개망초가 언제 이렇게 무성해졌나? 그거 뭐지... 하얗게 소금을 뿌린 듯이 피어있다는 그 꽃?"

"메밀꽃?"

"어어 바로 그 꽃! 멀리서 보면 메밀꽃 같아."

"개망초가 우리나라 꽃인가?"

"잠깐만......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네."

"그래? 나 어릴 때부터 있어서 토종꽃인 줄 알았어."

"어릴 때 소꿉놀이 할 때 계란프라이로 썼던 꽃이야."


그들은 돗자리를 깔고 조각수박과 샌드위치, 그리고 수박주스를 마십니다. 개망초와 비비추 그리고 이름 모를 여름꽃들이 그들의 발치에 풍성하게 피어 있습니다.


아무 말 없는 시간이 흐릅니다.

그리고 소곤소곤 이야기도 흘러갑니다.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간식을 준비해서 여름숲 나무 아래 앉아보세요.

우리들만의 여름 카페에서 새초록의 세상과 만나노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