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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효정 Sep 13. 2024

나의 부엌엔 리시안셔스를

퇴근길 신문지에 둘둘 말린 체

만원 지하철을 타고 온

나의 리시안셔스


지친 얼굴

목마른 잎사귀를


맑고 투명한 잔에 담는다


붉은 포도주로 일렁이던 잔에

맑은 물이 고요하다

폭풍우 속 부두를 때리는 파도여

잠들어라


삶은 각자의 파랑새를 찾는 여정

나의 파랑새는 어디에 있을까


턱을 괴고 엎드려

가만히 너를 본다


우리 엄마 밥하는 무쇠가마솥 옆에

빈 밥그릇 가득 담아놓은 냉이꽃

그리워지는 날에


치지직 저녁밥 끓는 소리

구수한 밥 내음이 뿜어져 나올 때

나의 부엌엔 리시안셔스를


소박한 식탁 위

한 잔의 차 옆에 놓인

보랏빛 경쾌한 멜로디


커피향기 그윽해지면

아늑한 카페가 되는 곳

나의 부엌엔 리시안셔스를






리시안셔스가 있는 식탁 202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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