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갑자기 비가 오네
우리 부추전 해 먹을까
낙숫물 떨어지는 거 보면서
마루에서 해 먹자
뒷마당에 가서
부추 한 줌만 뜯어올게
우산을 쓰고
뒷마당으로 간 엄마는
웃으며 돌아왔어요
빈손으로
엄마
왜 그냥 와?
부추에 꽃이 폈는데
어떻게 뜯어
부추도 꽃이 핀다고요?
그럼 누구나 꽃이 피지
우리 집 마당에
별들이 내려온 줄 알았네
한 바구니나 말이야
얼른 가서 보고 오렴
올망졸망
사 남매가
후다닥 달려가서
부추꽃을 보며
깔깔거릴 때
오늘은 호박전이야
어서 와서 먹자
엄마 목소리에
냉큼 달려가는
개구쟁이들을
부추꽃이 환하게
비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