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베이커리 카페의 창은 시계이다.
이곳에 앉으면 나의 시간이 짹깍짹깍 흐르고 있음을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
열정적인 강의를 하고 나면 나는 청중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한껏 부풀어 오른 감정을 원 위치로 돌려놓기 위해 부지런히 걷거나 조용한 카페에서 한두 시간을 보낸다. 이곳은 외관이 특이하기 때문에 바로 알아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커피와 디저트를 시키고 가만히 노트북을 연다. 그리고 조용히 자판을 두드린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최선을 다해 일하던 나의 성대는 이제 쉼의 시간을 갖는다. 열강 후 글을 쓰는 나의 뇌는 감정, 기억, 창의성, 자기 조절 기능이 복합적으로 작동한다.
강의 중에는 청중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이는 집중력과 에너지를 높이며, 뇌의 전두엽을 활성화시켜 사고와 판단 능력을 극대화한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Antonio Damasio는 감정이 인지적 판단과 행동에 깊이 관여한다고 밝혔으며, 강의 후의 감정 잔재는 글쓰기의 동기와 방향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준다. 강의가 끝난 직후에는 이 흥분 상태가 서서히 가라앉으며, 뇌는 감정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휴식과 통합의 과정을 시작한다.
이때 글쓰기를 시작하면, 뇌의 기본모드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가 활성화된다. 이는 Marcus Raichle가 처음 정의한 개념으로, 외부 자극이 줄어들었을 때 작동하며 자기 성찰, 기억 재구성, 상상력을 담당한다. DMN은 해마와 측두엽, 전두엽 사이의 연결을 통해 과거 경험을 재조합하고 새로운 의미를 창출한다. 이 네트워크는 외부 자극이 줄어들었을 때 작동하며, 자기 성찰과 기억의 재구성, 창의적 연결을 담당한다. 강의 중 경험한 감정과 정보가 해마를 통해 장기기억으로 전환되며, 글쓰기를 통해 그 기억을 언어화하고 구조화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많은 사람들과 아이들의 놀이와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그들의 행복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토론식 강의를 나는 사랑한다. 하지만, 2시간 정도의 강의 이후에 갖는 글을 쓰는 시간은 나를 다시 고요한 상태로 만들어준다. 흥분된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창의적 글쓰기를 할 때는 전두엽의 배측측전전두피질(DLPFC)이 활성화된다. 이 부위는 선택적 주의, 아이디어 조율, 자기 검열을 담당한다. Rex Jung의 연구에 따르면, 창의성이 높은 사람은 이 영역의 연결성이 유연하며, 이는 사고의 확산과 수렴을 자유롭게 넘나들게 한다.
나는 큰 창가에 앉아 생각을 정리한다. 평소보다 집중이 더 잘 되어 글을 빠르게 진행된다. 편안한 분위기에 글에 더 집중하게 된다. 감정적 몰입은 편도체와 측좌핵(nucleus accumbens)을 통해 조절된다. 글을 쓰며 감정을 표현할 때, 이들 영역은 도파민 분비를 유도하며 보상 시스템을 작동시킨다. 이는 글쓰기의 지속성과 몰입을 강화한다. Steven Brown의 연구는 예술적 창작이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하며, 이는 중독적 몰입 상태를 유도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글쓰기 중에는 언어 처리 영역인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이 활성화된다. 이들은 문장을 구성하고 의미를 조율하며, 창작자가 내면의 생각을 외부 언어로 변환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결국, 열강 후의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감정의 정리, 기억의 통합, 창의적 표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뇌의 예술적 퍼포먼스이다. 이는 뇌가 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순간이며, 창작은 곧 뇌의 깊은 사유와 감정의 흔적을 남기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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