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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짓기 최주선 May 20. 2023

빼기를 잘해야 한다.

체중도 문장도 빼야 한다. 





초등학교 시절, 수학이 무척 싫었습니다. 수학 시간도 싫고, 선생님도 싫었습니다. 

도무지  막힌 부분에서부터는 공식이 이해되지 않더군요. 수학이 점점 싫어졌습니다. 

그래도 더하기 빼기 곱셈 나눗셈이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요. 중학교 때도 마찬가지였죠. 

고등학교 때는 말해 뭐 하겠습니까, 이해력이 부족해서 수학 공식이 어려웠습니다. 



수학을 누가 이해해? 외우는 거지? 그냥 푸는 거지! 


당시에 이렇게 말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잘 외워지지도 않고, 기하학적 기호만 봐도 머리가 지끈 거렸습니다. 

틀리면 손바닥이 휘어질 정도로 자로 세게 내려치는 수학선생님이 미쳐 날뛰는 성격파탄자 같았습니다.  

실제로 중학교 수학선생님은 사이코 기질이 있었습니다. 

막대로 배를 쑤시고, 치마를 걷어 올리고, 손바닥을 때리고 발로 차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렇게 때리면 맞기 싫어서라도 공부하겠지라는 생각은 누가 심어준 걸까요?

그 탓에 수학은 과목 중에 가장 못하고, 제일 싫은 과목이 되었습니다. 

다시 생각하니, 자로 내 손바닥을 내려칠 때 순간적으로 휘어지던 손가락이 아직도 보이는 듯합니다.

정말이지, 끔찍했습니다.  


<글로나짓기> 재능기부 프로그램 진행 중에 있습니다. 

글로나짓기는 열흘동안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나의 이야기를 글로 써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무료특강 참석한 분들 중 5분을 모셨습니다. 회원분들의 글을 보며 퇴고 중입니다.

덜어내야 할 글이 많이 보입니다. 앞뒤가 어색하거나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보입니다. 

맞춤법, 띄어쓰기, 쓰지 않아도 되는 조사도 보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거죠. 

제가 로봇도 아니고, 원 헌드레드 퍼센트 다 잡아낼 수 없습니다. 

아무리 매끄럽게 윤문을 한들 제 능력이 헤밍웨이급 될 리 없습니다. 

그래도 고치고, 또 고치고 이리저리 생각하다 보면 처음보다는 2배 나은 글이 됩니다.


한국어 문법 참 어렵습니다. 

국제학부 한국어 학과에서 공부 중입니다. 

여러 과목 중에 한국어 문법은 어렵다 못해 무슨 말인가 멍해질 때도 있습니다.

이미 다 쓰고 있는 말인데 이론으로 다가가니 쉽지 않습니다.  


좋은 문장을 만드는데도 조건이 있습니다. 

더하기보다 빼기를 잘해야 합니다. 

글 쓸 때도 더하기와 빼기를 해야 합니다. 

더하기도 필요하지만, 빼기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이언트 대표 이은대 작가님이 매시간 목에 핏대를 세워 말하는 게 있습니다. 


"칼! 지우개! 옆에 가져다 놓고 쓰세요! " 


그만큼 시각적 자극을 주는 게 중요하다 말하는 거죠.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담백하고 깔끔하게 쓰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언급하시는 겁니다. 

반복적으로 듣다 보니 글 쓸 때 빼야 하는 부분을 한 번 더 살피게 됩니다. 

지금 글 쓰면서도 어딘가 군더더기가 숨어있겠죠. 

감안하고 씁니다. 글쓰기는 늘 그렇게 하고 여러 번 퇴고를 거쳐야 합니다. 


수학 더하기, 빼기도 다른 공식도 싫었지만 글쓰기에서의 빼기는 재밌습니다. 

눈을 씻고 찾아봅니다. 글이 수정이 되는 순간이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덜어내는 만큼 가벼워지거든요. 

체중도 더하기보다 빼기가 힘든데 말입니다. 

빠지면 몸도 가볍고 즐겁더라고요. 


다양한 공식 중 오늘은 '적', '의', 것', 들'만 공유합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팁이 있죠! 

알면 뭐 합니까. 

알고 써먹지 않으면 절대 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연습해야 합니다. 

써봐야 합니다. 

고쳐봐야 합니다. 


또 고치러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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