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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짓기 최주선 Aug 21. 2023

아! 해야 되는데

하면 해결된다.




요 며칠 컨디션이 꽝이다. 목도 따끔거리고 급기야 오늘은 콧물까지 난다. 아, 올게 왔구나 싶다.

처음은 남편이었나, 그다음은 막내 요엘이, 뒤를 이어 다엘이,  별이 , 그리고 이제는 내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아니, 받을게 따로 있지 이런 건 좀 안 받아도 되는데, 인생이 늘 받고 싶은 것만 받아지는 건 아닌가 보다. 하아......

며칠 전부터 계속 그랬는데, 콧물이 나기 시작하니 머리도 띵 한 것 같고 비상등 켜질까 겁난다. 이 와중에도 몸이 부은 느낌이 싫어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하다. 하지도 않는 운동 생각 중독인가.

자기 전에 몇 글자라도 끼적이려고 들어왔다.


'운동' 해야 되는데이다.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는데, 요즘에는 주 몇 회 밖에 못 한다. 아니, 주 몇 회도 겨우 한다. 일단 운동 파트너인 남편이 바쁘고, 혼자서 3년간 아침저녁으로 했던 홈트레이닝은 언제 했었나 싶을 정도로 다시 시작하는 게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온갖 유튜브 운동 채널을 섭렵하며 더 할 게 없어 방황했던 때도 있는데, 이제는 쏟아져 나와도 안 하고 있다. Gym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나니 운동 방황 중이다. 주 1,2회 테니스도 치고, 산에도 간다. 그런데 안 하거나 못하는 주에는 아무것도 못하고 겨우 30분 워킹패드 위에서 걷는 게 전부인 날도 있다. 그거라도 하면 다행인데, 핑계가 너무 많다. 화상 수업도 해야 하고, 글도 써야 하고, 코칭도 해야 하고, 강의안도 만들어야 하고, 책도 읽고, 집안일도 해야 하고, 바깥 일도 봐야 하고, 할 게 많은 게 다 운동 못하는 핑계다.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다. 운동할 시간 있다. 근데 그 시간 놓치면 다른 시간에는 안 하게 되는 게 문제다. 그냥 하면 되는데 말이다.

마음이 문제다.


"글 쓰고 싶은데, 안 써져요."

"글 쓰고 싶은데 너무 바빠요. 시간이 안 나요."


이런 핑계가 딱! 내가 요즘 운동에 시간을 제대로 할애하지 못하는 핑계랑 똑같다.

핑계를 대는 경우에는 늘 이렇게 말한다.

바쁘고, 힘들고, 정신없고, 시간이 늦었고, 몸이 아프고,... 고... 고... 고...

끝없는 상황과 환경의 굴레에서 '해야 되는데'의 압박을 느끼며 마음이 불편한 채로 살아간다.

글쓰기도 그렇겠지만, 지금 내가 딱 그 마음이다.


글은 쓰기 싫은 날도 있고, 쓰기 힘든 날도 있다.

그럴 때마다 그냥 안 쓰고 건너뛰면 다음날 쓸 때까지 마음이 찝찝하다.

해야 되는데 하지 않기 때문에 찝찝한 마음,

그냥 '하면' 해결될 마음이다.

어제 쓰다만 글을 다 못 올리고 잤다. 오늘도 또 그럴까 봐 짧게라도 쓰고 잔다.

그냥 하면 그 마음 해결된다.

내일 운동도 하고, 해결해 버려야겠다.

내일도 남편은 부재 중일 거고, 운동 파트너가 없으니 유튜브에서 홈트 하나 골라서 클리어해야겠다.

감기도 물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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