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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짓기 최주선 Aug 04. 2024

커피 향과 빛 그리고 마지막 밤바다

레이첼 편


여행 여섯째 날,

월요일 아침. 여행 중이지만, 각자의 공간에서 코칭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저녁의 마무리도 코칭, 하루의 시작도 코칭이었다. 아침 일정을 위해서 서둘러 코칭을 마치고, 아침을 먹고 제주 동쪽에 가기로 했다.


제주 동쪽 지역에는 은근히 볼 곳이 많았다. 많은 관광지 중에 들어 보고 싶었던 곳은 '스누피 가든'이었다. 며칠 전 동쪽에 갔다가 갑자기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겨 다시 서쪽 숙소로 돌아와야 했기에 미련에 남아 동쪽을 다시 가기로 했다. 아침부터 흐린 날씨에 비가 오겠구나 싶었다. 우산도 없이 공원을 돌아다니는 것도 불가능하고, 빗 줄기가 점점 굵어지면 야외 관광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겉옷을 챙겨 나올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나왔는데, 그마저도 아쉬워졌다. 챙겨 올걸, 노선을 바꿔 어느 경로로 다녀야 할지 지도 어플을 돌리기 시작했다. 어제 정했던 오늘의 일정 중 '커피 박물관 바움'에 먼저 가기로 했다.

커피 박물관에 도착해 주차를 하는 동안에도 빗줄기는 점점 굵어져 추적거리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동안 비사이로막가를 시연해야 했다. 걸음을 재촉해 들어가다 '빛의 벙커'를 발견했다. 전시장이 있었다니! 소확행이었다. 일단 커피 박물관에 갔다가 나오면서 빛의 벙커에 가기로 하고, 돌아 나와 박물관으로 향했다.


커피 박물관 BAUM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니, 우리 우산 없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흰색 손잡이의 투명 비닐우산이 여러 개 꽂혀 있었다. 나가는 길에 사야겠다 마음먹고, 으슬으슬 추워지는 통에 따뜻한 커피부터 한 잔 마시기로 했다. 박물관을 돌아보기 전에 일단 자리부터 잡았다. 생각했던 박물관의 사이즈보다는 좀 적었지만, 구경할 거리는 충분했다. 이층에 올라가 자리를 잡으려 한 바퀴 돌았다. 고요하고 조용한 카페 내부에는 곳곳에 책이 있었다. 포토존 명당으로 보이는 책장 근처 소파를 골라 리나를 앉혔다.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도자기 컵, 단정하니 색깔도 예쁘다.

따끈한 아메리카노 두 잔. 리나의 카페 메뉴는 늘 까맣고 진한 아메리카노였다. 나는 남아공에서는 주로 집에서는 아메리카노를, 카페에 가면 카푸치노를 마시곤 했다. 카페에서 카푸치노를 마셨던 이유는 아프리카 카푸치노가 맛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왜인지 밖에서 사 먹는 아메리카노는 돈이 아깝다는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늘 원픽을 고수하는 리나의 아메리카노는 고상하게 느껴졌다. 나도 따라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아메리카노는 배가 빨리 부르지 않아서 좋다.


여유롭게 커피 한잔 마시며 으슬대는 몸을 녹이고, 주변을 찬찬히 둘러봤다. 커피의 유래, 커피 머신의 유래, 온갖 다양한 커피 도구들이 쫙 진열되어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커피를 내리는 사람에 따라 커피의 맛이 달라진다는 글도 적혀 있었는데, 어떤 마음 가짐으로 사람을 대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맛이 달라진다는 명언도 함께 적혀 있었다. 잠시 멈춰 사진을 찍으며 내가 내린 커피 맛은 어떤지,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람을 대하고 있는지, 그렇다면 내 인생의 맛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밖으로 나오기 전, 우산 한 개를 사서 둘이 같이 쓰고 나왔다.



빛의 벙커 - 샤갈, 파리에서 뉴욕까지 / 이왈종, 중도의 섬 제주


무료이길 바랐지만, 역시 공짜는 없었다.

티켓을 끊고 안으로 들어서서 화려한 화면에 매료되었다. 사방 벽면을 가득 메운 움직이는 그림을 보면서 빛의 색깔과 음악, 빠르게 바뀌는 화면에 눈이 돌아갔다. 한 바퀴 돌 무렵 "이게 끝이야?" 라며 약간의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생각보다 규모가 너무 작았다. 티켓 값이 아까워지려던 참이었다.

잠시 멈춰서 벽면의 바뀌는 그림을 가만히 감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샤갈이 그린 파리에서 뉴욕까지의 그림들, 이왈종이 그림 중도의 섬 제주의 모습들을 그림으로 감상하면서 그림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작가가 표현한 기법, 그림체와 색감을 관찰하고, 전체의 그림을 몇 조각으로 나눠 옆으로 이어져 나오는 그림의 순서도 나름대로 조합해 보기 시작했다. 저렇게 그린 그림을 영상으로 만들 생각은 누가 했는지 참 멋졌다. 내가 그린 그림도 이렇게 영화처럼 움직이는 그림으로 제작되면 무척 흥미롭겠다는 생각과 함께 바뀌는 그림, 원작을 비교하면서 감상했다.



그림을 관찰하는 리나를 관찰했다. 긴팔을 챙겨 나오지 못한 탓에 리나는 추위를 이겨내려고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팔짱을 낀 채로 여기저기 감상하는 리나 모습을 보면서 '점퍼를 챙겨 나갈까?' 잠시 고민했던 내가 왜 입 밖으로 말을 안 꺼냈나 잠시 후회가 됐다.

  


어둠을 이기는 빛, 빛과 어둠은 서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어둠과 빛 사이, 그 공간에 서서.  사람도 그림의 한 부분인 양 사진을 찍어 놓고는 한참을 감상했다.


배가 고파질 무렵, 어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맛있는 이태리 음식이 먹고 싶었다. 파스타와 리조또. 휴대폰을 들고 열심히 손가락으로 검색 후 적당한 곳을 찾아냈다. 예약이 필요 없지만, 사람이 많으면 못 먹을 수도 있는 곳. 아담하지만 맛있기로 소문한 곳, '하도 핑크'였다.  왜 하도 핑크인지 또 열심히 검색하다가 알게 된 사실은, 사장님이 여자분이신데 늘 핑크색 앞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래서 하도에 있는 핑크 사장님이 하는 맛집이구나 알게 되었다.


파스타 맛집 하도 핑크


외관부터 단정하고, 아담하고 운치 있는 집, 비도 오고 날이 흐려서 그런지 뭔가 더 그렇게 느껴졌다. 시간도 어찌나 잘 맞췄는지, 주차하고 문 앞으로 다가서자, 벤치에 앉아서 전화를 하던 여사장님이 어서 들어가라며 눈짓, 손짓을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딱 한 테이블에 사람이 앉아있고 나머지 3~4개 테이블은  비어있었다. 늘 처음인 곳에 가면 무슨 메뉴를 먹을지 고민하게 되는데, 시그니처 메뉴를 고르면 대부분 실패가 없다. 인터넷 후기에서 대표적으로 맛있다고 꼽는 딱새우 리조또와 부채살 마늘 소스 오일 파스타를 주문했다. 비주얼 합격, 맛도 따봉. 손을 바쁘게 움직여 포크질을 하면서 배를 채웠다. 왜 사람들이 대표 메뉴로 뽑는지 알 것 같았다. 아기자기한 공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역시 사진, 카메라 셔터도 열심히 누르며 음식으로 배를 채우듯 사진첩도 채웠다.



맛있게 음식을 비우고 나와 그냥 떠나기 아쉬운 마음에 어디서 사진을 또 찍을 곳이 있나 두리번거렸다. 매우 가는 비꽃이 내리고 이었지만 우리는 자리를 잡고 앉아 사진을 찍었다.  입구에 있던 벤치를 그냥 지나치기에는 우리 앉으라고 마련된 자리 같았다.



삼각대를 세운 후 타이머를 맞춰 사진을 몇 장 찍고 있었는데 갑자기 트럭 한 대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깜짝 놀란 리나는 얼른 일어나 달려갔는데, 마침 영상을 찍는 중이었기에 이 귀한 장면을 건질 수 있었다. 달리는 샷은 캡처 샷, 볼 때마다 당시의 상황이 떠올라 웃음이 터진다.


다음 목적지는 가보고 싶었던 독립서점 <소심한 책방>이다.

며칠 전에 이곳에 가려다 못 갔는데, 제주를 떠나기 전 들를 수 있었다. 이 장소는 한국에 오기 전 리나와 서로 정보를 공유하다가 알게 된 장소인데, 책방 주인의 꼼꼼하고 섬세한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독립서점이다.

 

소심한 책방


빗방울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걸어 들어가는 길이 너무 예뻐 뛰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 들어갔다. 푸른 잔디, 아기자기한 꽃, 돌다리 길까지 아기자기했다.


책방에 들어서자 리나는 곳곳의 책을 관찰하고 있었다. 한쪽에서 서서 우두커니 한참을 책을 읽고 있었다. 나는 이쪽저쪽 옮겨가면서 책을 훑어보고 주변에 있는 서점 주인장이 만들어 놓은 공간을 구경하고 있었다. 리나는 책을 읽는데 한참이나 걸렸다. 서가에 꽂힌 책을 둘러보면서 한참을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나, 책 읽다가 어느 부분에서 눈물이 갑자기 나는 거예요. 그래서 울었잖아."


 나중에 들은 리나의 이야기에 흠칫 놀랐다. 그 짧은 시간 그렇게 빨리 감정 이입할 수 있고, 책 속 문장에 포옥 빠져들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감성적인 리나인 건 알고 있었지만 점점 더 감정이 풍부해져 가는 것만 같다. 그만큼 깊이도 깊어지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차분한 성격을 가졌지만, 유쾌 발랄함도 좋아한다. 갑자기 돌발행동을 하기도 하고, 어색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싫을 땐 농담이 장난을 치면서 분위기를 유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특별한 사진을 남길 수 있을지도 고민했다.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다가 나가서 이 안 쪽을 찍어겠다고 생각하고 리나를 불러 창가 안쪽에 세웠다. 그리고 얼른 밖으로 나가 리나에게 손을 흔들어 보라고 했다. 셔터 찰칵. 그렇게 리나는 밖에 있는 나에게 손을 흔들었고, 나 역시 밖에서 리나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헤어짐의 인사가 아니라 반가움의 인사였다. 내가 여기 서 있노라고.

리나 역시 내가 책을 보는 모습을 사진에 담고 있었다.



곳곳을 둘러보다 만난 책에는 밑줄이 그어져 있었다.


우리의 떠남이 아름다운 것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 떠나오기 때문이다.


사진과 나란히 놓인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에 나오는 글귀는 아니었다. 책 표지를 찍어 놓지 않아서 어떤 책에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딱 펼친 책에서 만난 글귀에 한참 눈이 멈춰있었다. 그렇게 사진으로 한 장 남겨두었다.  


남은 시간을 또 알차게 보내고 싶었다. 저녁을 먹으러 가기에는 시간이 꽤 남았고, 저녁을 먹으러 가려는 장소 근처에 있는 유명 카페를 검색했다. 이왕이면 바다뷰가 잘 보이는 곳으로 말이다. 장소를 정하고 내달리는 시간은 꽤 멀었다. 약 1시간 넘게 이동해야 했다.  여행 내내 운전하는 리나 옆에 앉아 꾸벅꾸벅 졸았다. 졸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눈이 감겼고 내 머리를 사정없이 자꾸 떨궈졌다. 잠시 정신이 들고 보니 리나가 한숨을 길게 내 쉬며 잠을 참고 있었다. 우측 운행에 익숙해져 있는 내가 운전대를 잡으면 사고가 날까 봐 운전하지 않고 있었지만,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내가 운전을 하겠다고 했다. 리나는 괜찮다며 운전을 계속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괜찮지 않았다. 달리는 차를 세우고 운전석을 바꾸는 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기도 했다. 조수석에 앉아서 떠들어야 하는데, 하루 4시간씩 자면서 스케줄을 소화하니 머리만 기대면 눈이 감기는 통에 미안한 마음 가득이었다. 한참을 내달려 도착한 카페는 앙투아네트였다.


카페 앙투아네트

여전히 추워하는 리나를 보고 도착하자마자 카페에 담요가 있는지 물었다. 되돌아온 답은 한 개가 있는데 이미 다른 손님이 사용하고 있다는 거였다. 꽤 규모 있는 카페에 비치 담요가 한 개라니, 놀라웠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나마 좀 따뜻해 보이는 크고 넓적한 쿠션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잡았고, 따뜻한 허브티와 디저트로 빵 2개를 주문했다. 다 먹지도 못할 거지만 두 개 다 먹어 보고 싶은 마음에 맛있어 보이는 걸로 골랐다. 자리 잡고 앉아 그동안 밀린 릴스를 만들어 보자며 서로 스마트 폰을 들고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차 한잔 마시며 바다풍경을 벗 삼아 우리가 한 건 릴스 만들기였다. 그 멋진 풍경은 잠깐씩 힐끔거리면서 말이다. 한 두 개 후딱 만들어내 놓고 흡족해하는 서로의 모습에 또 웃음이 터졌다. 뭔가 밀린 일을 하나 해낸 것 같은 기분 좋은 표정을 지으면서 말이다.



리나가 앉은 쪽에는 마리앙투아네트 사진이 걸려있었는데, 리나가 입은 파란 티와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배경이 이뻐 사진 몇 장을 기념으로 남겼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바다 쪽으로 내려가 위험하고 미끄러운 검은 큰 바위를 밟아가면서 사진을 남겼다. 바다가 잘 보이도록, 우리도 잘 나오도록.


저녁식사 시간이 다 되어 가고, 리나가 가보고 싶다고 했던 두부 전문점으로 향했다. '신의 한모', 가수 이효리가 추천하고 리나 지인이 추천했다는 핫 플레이스였다.


신의 한모


두부 전문점에 들어가 메뉴를 고르다가 이왕이면 맛있는 세트로 먹자고 결정했다. 또 언제 올지도 모르는 일인데 양질의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었다. 문제는 이미 배가 너무나도 부른 상태였기 때문에 주문한 음식을 다 먹을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리나도 나도 위가 주먹만 해서 음식을 많이 시키는 법은 없었다. 한 번은 식당에 들어갔는데 식사가 아닌 야식 메뉴로 2개를 시켜 1개는 먹고 1개는 포장해 나왔어야 했던 일도 있었다.

 


코스로 나오는 2인세트 음식은 나오는 것마다 하나같이 맛있고,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양질의 음식을 먹으면서 해가 뉘엿뉘엿 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하루가 저무는구나. 우리의 여행도 끝을 향해 가네."


아쉬움이 가득한 시간 아름다운 석양을 보면서 해가 지는 모습을 감상했다. 붉게 물든 하늘, 바다 위로 비치는 달빛이 아름다워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보다 사진을 찍겠다며 뛰쳐나갔다. 식사를 하던 도중이었는데 벌떡 일어서자 직원이 우리가 그만 먹고 나가는 줄 알고 당황해했다.


"사.. 사진만 찍고 올게요. 하하하하"


직원도 이해한다는 듯이 그러라고 했다. 심지어 찍어 주겠다며 나왔는데 괜찮다고 했다. 아쉽게도 사진에는 우리가 담고 싶은 노을과 얼굴이 함께 담기지 않았다.


저녁을 먹고 이제 빵빵하게 불러온 배를 꺼뜨리기 위해 해안 도로를 찾아 주차했다. 그리고 내려서 걷고 또 걷고 걸었다. 오늘이 지나가는 게, 제주에서의 마지막날 밤이 오늘인데 아쉬웠다.

리나와 팔짱을 끼고 걸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는 끊이질 않았다.


어둑해지는 밤길, 저 멀리 바다에는 오징어 잡이 배 불빛으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저렇게 많은 오징어 잡이 배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어쩌면 이전에 봤더라도 그 배가 오징어 배인지 몰랐을 것도 같다. 제주여행 내내 내일 스케줄에 큰 스트레스 없이, 서로의 취향을 맞추려고 애쓸 필요도 없이 그렇게 평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마지막 날 밤의 기록이다.


다시 숙소로 들어간 우리는 각자 방으로 들어가 씻고, 코칭을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자고 일어나면 다음 날이 오는 게 무척이나 아쉬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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