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구의 과거
예전에 브런치에 올린 사진을 보면 밍구와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가 있다.
밍구의 품종은 뭔지 모르겠지만, 인도에서는 밍구 같은 품종을 'Street Dog'이라고 하면 다 알아먹는다.
물론 길멍이들이 다 밍구와 같은 품종은 아니지만 자주 보이는 길멍이들이 밍구와 같은 품종이기에 붙여진 이름 같다.
산책을 하다 보면 밍구는 아파트 단지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한다.
왜일까 하고 어제는 밍구가 가자는 대로 따라가 보았다.
냄새를 맡고 영역 표시를 하고, 뒷발로 흙을 덮는 것을 보니 이곳이 밍구의 화장실인가 보다.
그러고 보니 밍구는 집안에서 배변활동을 한 적이 없다.
소변은 산책을 하면서 영역 표시 겸 하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는데 대변을 안 보는 게 의아했다.
혹시 싸고 먹는 거 아닌가 하면서 주시하고 있었는데,
오늘 새벽 낑낑거리는 밍구의 소리에 남편이 밍구를 데리고 산책을 갔다고 한다.
그리고 밍구의 화장실까지 가더니 볼일을 봤다고 한다.
전날 아침 시간마다 어디를 급히 갔다 오더니 볼일 보고 오는 거였나 보다.
이제 배변 활동을 어디서 하는지 알았으니 산책 코스에 추가해야겠다.
초보 집사인 우리는 인터넷으로 강아지한테 좋은 것, 강아지 먹으면 안 되는 것,
강아지 산책 훈련 등 필요한 것을 그때그때 검색하는데,
어제 남편이 밍구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검색하더니 옆에서 조잘거렸다.
처음에 길멍이는 안돼 하던 남편도 밍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약간 츤데레 아빠 같은 느낌)
오늘 아침에 낑낑거린다고 산책을 시킨 것도 그렇고
산책을 다녀오더니 "나 오늘 밍구 안아줬다"라고 자랑한다.
어제 산책과 오늘 슈퍼를 다녀오면서 밍구의 과거를 알게 되었다.
밍구는 5년 전(1살인 줄 알았던 밍구는 5살이었다!) 슈퍼 사장님의 어버님이 데리고 온 강아지였는데,
아파트 단지 내에서 생활하고 계속 새끼를 낳았다고 한다.
그래서 아파트 가드들이 새끼들을 계속 죽였다고...
너무 슬퍼하는 밍구를 우리 집 앞 블럭에서 사시는 분이 집으로 데리고 와 케어도 하고 중성화도 시켰다고 한다.
작년 락다운이 막 시작되었을 때 집 앞 공터에서 뛰어놀던 강아지들이 있었는데 아마 밍구의 아이들이었던 것 같다.
강아지를 데리고 온 슈퍼 사장님의 아버님과 밍구를 케어해줬던 분께 우리가 밍구를 키우려고 하는데 괜찮으시겠냐고 물어보았다.
흔쾌히 두 분 다 우리가 키워도 된다고 밍구가 행복해 보여서 좋다고 말해주셨다.
두 분 이외에도 밥을 챙겨주거나 오가면서 케어해 주셨던 분들이 있었던 건지 밍구와 산책을 할 때마다 밍구에게 인사하고 우리에게 밍구를 키우기로 했는지 물어보는 분들이 많아졌다.
아직 아가인 줄 알았는데 중년견이었던 밍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