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구의 자리
밍구는 베란다를 가장 좋아했었는데 요즘 집 안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아마 베란다에서 목욕을 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
그래도 밥을 베란다에서 주다 보니 사료 봉투를 들고 있으면 자기가 먼저 베란다로 달려간다.
요즘 밍구가 자주 있는 곳은 문 앞...이었다.
어제도 문 앞에 있는 밍구를 쓰다듬는데 이상하게 한 곳의 털이 뭉쳐 있었다.
털을 펼쳐보니 또 진드기....
이번에는 작은 진드기 3마리가 밍구의 피를 빨아먹고 있었다.
핀셋으로 진드기를 떼어 냈는데 얼마나 강하게 물고 있었던 건지 밍구한테서 피가 나기 시작했다...
피가 나서 일단은 소독을 하기 위해 밍구를 붙잡고 알코올 솜으로 상처 난 곳을 소독했다.
진드기를 잡을 때 너무 오래 걸려서 뒤척이던 것은 있었는데
알코올 솜은 많이 쓰라렸는지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발버둥 처도 소독은 했어야 했기에 계속 달래면서 하는데 남편은 내가 물릴까 봐 걱정.
순둥이 밍구는 물지 않는다구!
아플 텐데 짖지도 않고 발버둥만 치던 밍구는 소독을 마치자 싫었는지
전에는 잘 가지도 않았던 남편 스튜디오로 도망을 갔다.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괜히 미안하다...
스튜디오까지 따라가서 상처를 확인하고 같이 있으면 무서워할까 봐 혼자 있을 시간을 주었다.
한참을 남편 스튜디오에 있다가 슬금슬금 나오더니 내가 있는 식탁 반대편으로 가서 눕기 시작했다.
부르니 다가와서 쓰담쓰담을 받고 다시 이 자리로 돌아왔다.
다행히 우리가 싫어진 것은 아닌 것 같다.
밍구는 저녁시간만 되면 많이 짖는데,
집 지킨다고 누가 오면 짖기도 하고 밖에 자동차가 지나가면 짖기도 하고
매일 저녁 우유를 배달해 주는 바이야가 올 때마다 짖는다.
어제는 엄청 짖길래 무슨 일이지? 하고 밍구를 부르니 안방으로 와서
매일 눕는 침대와 창 사이의 틈새에 자리 잡았다.
밖에는 아파트 가드들이 막대기를 들고 순찰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밍구가 짖은 것 같다.
저 사람들이 아가들을 떠나보내게 한 걸 아는지 아니면 전에 맞은 적이 있는 건지 어제는 유난히 짖었다.
전에 남편이 밍구의 다리를 보더니 다쳤다가 치료된 것 같다고 한 적이 있다.
오늘 다시 보니 반대쪽 다리와 비교했을 때 잘 펴지지도 않고 앉을 때 뼈가 톡 튀어나와 있다.
희소식으로는 아파트 단지 내에 펫 닥터가 있다고 한다.
밍구를 케어해 주셨던 분이 알려주셨는데 집 호수를 제대로 기억을 못 해서
다음에 만나면 전화번호와 함께 다시 물어봐야겠다.
멀리 안 가도 되니 진찰하기는 쉽겠지.
그때 다리도 진찰해달라고 해야겠다.
어제 밍구는 우리와 함께 잠이 들었다.
정확히는 매번 눕는 침대 옆 틈새에서 잠이 들었다.
그래도 옆에서 잠잔 것이 안심이 되었던지
일어나자마자 남편과 산책을 하고 돌아와 쓰다듬어 달라고 애교를 부린다.
밍구는 쓰다듬어 달라고 손으로 툭툭 치는데
남편이 손 달라고 했을 때 우연인지 알아들은 건지 손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