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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희진 Sep 04. 2019

방송작가면 연예인 많이 봐?

KBS 뮤직뱅크를 하는 날이면 방송국 앞에는 팬들로 북적였다. 출연 가수들을 보려고 일찍부터 모인 팬들은 방송국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예의 주시하기도 했는데 혹여 관계자인가 싶어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 눈길이 참 부담스럽다. 그 눈길을 받으면서 출근하는 건 꽤 민망할 때가 있어서 괜히 방송국 입구를 멀리 돌아가기도 했다. 


'방송작가면 연예인 많이 보겠네?' 나라도 궁금했을 질문이다. 나라고 연예인이 안 보고 싶었던 건 아니다. 그런데 막상 일을 시작하고 보니 연예인은 진짜 연예인일 뿐이었다. 내 프로그램에 출연한다고 해서 친해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대부분의 이야기는 연예인이 아닌 매니저와 나누게 되니까. 


섭외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기획사에 연락해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연예인의 담당 매니저의 연락처를 받는다. 그다음 매니저에게 또 한 번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섭외의 가능 유무를 묻는데 그 이후로는 기약 없이 기다릴 뿐이다. 정말 공을 들여서 섭외하고 싶은 연예인이 있다면 전화 섭외가 아니라 미팅을 하겠지만 보통 그런 일은 메인, 팀장급 제작진이 한다. 그래서 연예인을 볼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특히 나는 교양 프로그램을 많이 해서 더욱 연예인을 만날 기회가 적었다. 그나마 방송국에 들어가서 이동할 때나 준비할 때 오며 가며 스쳐 볼 뿐이다. 그때마다 느끼는 건 연예인은 연예인이구나- 라는 것 정도? 대부분 연예인들은 방송국 안에서도 매니저와 함께 다니기 때문에 사인을 해달 라거나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기 민망하다. 그리고 괜히 '와 연예인이다'하는 것도 부끄럽기도 하고.(물론 이동욱이나 엑스원을 본다면 달려갈 예정)


그리고 연예인과 일을 한다는 건 꽤나 진이 빠지는 일이다. 하루에도 몇 개의 스케줄을 뛰고 오다 보니 예민해져 있기도 하고 촬영이 지연되기라도 하면 매니저가 재촉하기 시작한다. 일 분 일초가 바쁜 그들을 하염없이 붙잡고 있기는 힘들기 때문에 제작진도 애가 탄다. 연예인과 일을 하다 보면 제작진은 을이 된다.  A급 스타일수록 더 귀하게 모셔야 한다. 그래서 방송 제작진들 사이에 연예인의 태도에 대한 험담이 도는 건 당연하다. 다행히 내가 만났던 연예인들은 다 제작진을 존중해줬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니까. 그래도 어쩌겠는가. 그들은 프로그램을 위해 꼭 필요한 귀한 몸이고 우리는 그들을 섭외해서 모셔야 하는 운명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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