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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희진 Aug 22. 2019

나이가 중요해? 중요해!

"몇 살이니?"

선배 작가들이 이름 다음으로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다. 방송작가에게 나이가 중요하냐고 묻는 이들이 많은데 나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취재작가를 시작할 때만 해도 대부분의 취재작가들의 나이는 23~25살 정도였다. 보통은 대학 졸업을 마치고 취업을 하지만 요즘에는 좀 더 나이가 어려지는 추세다.  전문대학교를 졸업하거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재작가로 시작하는 경우에는 20세, 21세로도 시작할 수 있다. 대학 재학 중에 아르바이트로 방송일을 시작하다가 취업 확인증을 제출하고 빨리 방송계에 입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만약 취재작가가 서브작가보다 나이가 많으면 불편한 상황이 생길 때가 있다. 가장 먼저 '호칭'의 문제. 방송작가들은 '작가'라는 직함이 있긴 하지만 서로 '작가님'이라고 부르는 경우는 선배 작가를 칭할 때 말고는 보통 없다. 서로 비슷한 나이 때의 작가들은 지내다 편해지면 말을 놓기도 하고 '언니, '동생'사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취재작가가 서브작가보다 나이가 많으면 '언니', '동생'의 과정으로 가기 전까지는 '~씨', '~작가님'이렇게 부르게 되는데 이게 영 어색하다. 아무래도 어린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에게 일을 지시하게 되다 보니 사무적이게 대할 수밖에 없고, 잘못한 일을 지적할 때도 괜히 빙빙 돌려 말하거나 쓸데없는 예의를 차리게 된다. 


나 같은 경우도 선배 작가가 나보다 한 살 많았다. 서로 호칭을 정리하지 못한 채 일을 시작해서 나는 선배 작가를 ~작가님, ~선배님 이렇게 불렀고 선배 작가는 나를 ~씨라고 불렀다. 그렇게 서로 존칭을 쓰다가 술자리에서 답답하고 불편하니 말을 놓자고 합의한 후 더 일하기가 쉬워졌다. 물론 메인작가나 팀장 피디 앞에서는 적당한 예의의 선에서 대화했다.      


가끔 30대에 방송작가를 시작해도 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도전해보라고 하지만 이력서를 넣고도 연락이 오지 않거나, 면접에서 떨어지게 돼도 너무 상처 받지 말라고 말해준다. 얼마나 간절하게 그 꿈을 꾸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나이 때문에 안 될 거야’라고 얘기할 수는 없는 거니까. 방송작가에게 나이의 벽은 분명 존재한다. 그 나이를 뛰어넘는 자신만의 무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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