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전공해야 방송작가를 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사람들은 흔히 신문방송학과나 방송 연출학과 등 방송 관련 전공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반드시 관련 학과를 전공해야지만 방송작가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실제로 방송계에서는 인문계, 이공계, 예체능계 등등 다양한 전공을 지닌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학생 때부터 관련된 전공을 하고 싶다, 추천해달라고 하면 신문방송학과, 방송연예과, 방송 연출과, 극작과, 국문학과, 문예창작과 등을 들 수 있다. 전문대학교 학과 중에 방송작가 학과도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관련 학과에 진학하게 되면 방송에 대한 전반적인 사전 지식을 익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니면 대학 졸업 후 방송아카데미를 다니는 방법도 있는데 방송 아카데미와 관련된 글은 추후에 다시 정리하기로.
전공은 크게 상관없다고 얘기하면 이어지는 질문은 '그럼 서울 4년제를 나와야 되지 않아요?'다. 직업 중에 꼭 서울 4년제를 졸업해야 지원할 수 있는 직군이 분명 있겠지만 방송작가는 그렇지 않다. 지방대학교, 2-3년제 전문대학교를 나와도 괜찮다. 또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교를 진학하지 않은 사람도 있고, 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도 있다.
솔직히 방송작가는 전공보다는 특기가 있으면 플러스 점수가 된다. 외국어 회화 능력이 있다거나, 편집기술을 다룰 줄 안다거나, 프리뷰 경험이 있다거나 하는 것들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아리랑 TV 같은 경우는 프로그램을 영어로 진행하기 때문에 영어 회화 능력이 있다면 우선 고려 대상이 된다.
방송작가 지망생 중에서는 우연히 방송계와 연이 닿아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취업을 하면서 ‘취업계’를 내고 학업과 방송을 병행하는 작가들이 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중퇴’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방송일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힘들거나 적성에 맞지 않아서 중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진로를 고민할 때 '중퇴'보다는 '졸업'이 나을 테니까. 학업과 일을 병행하다가 졸업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부득이하게 학업과의 병행이 힘들다면 중퇴보다는 휴학을 권하고 싶다.
나는 대학생 때 토익점수도 700점대였고 그 흔한 운전면허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방송작가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표면적인 자격증이나 어학점수 등이 엄청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력이나 자격에 아무것도 없다고 지레 겁먹지 말고 도전해봤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