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 상담소(조직 편)
15. 퇴사연습중이라 생각하자.. 퇴사한 그녀들..
(에피소드 1)
며칠 전이다..
2019년 상반기 oo금융회사를 퇴사한 대학 친구와 카톡을 주고받았다.
내가 그 포문을 열었다.
----------[대학 친구와의 카톡대화]---------
나 : 잘 지내? 요즘 다시 퇴사병 걸려서 너의 삶은 어떠하냐?
그녀 : 퇴사병이 올 때가 이미 지났는데 너무 잘 버틴 거야. 나의 삶을 너와 비교할까? 난 1일 2 잠을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있어.. ㅋ
나 : 와우 내가 필요한 그것! 두려운 거 같아.. 후회할까 봐
그녀 : 음.. 후회라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에 대한 후회? 커리어? 급여? 돈은 아쉬운 건 맞아. 난 물욕이 없는 편인데도 좀 그런 걸 느꼈던 듯.. 근데 지금은 아무렇지 않고 잘 사는 느낌
근데 둥둥 회사가 힘들어서?
나 : 아니 비교.. 나도 버틸걸.. 멋진 커리어우먼이었는데 이런 거
그녀 : 아.. 그러면 고민 좀 필요하지
나 :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은데
그녀 : 건강 해치지 않게만 해 둥둥.. 갑자기 훅 가는 사람 꽤 있더라. 버틸만하면 해도 되는데 젊은 시절처럼 앞뒤 안 보고 달리기엔 몸이 안 따라줄 수 있으니 조심하며 달려..진짜 건강 잃으면 커리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아님
나 : 너 아파?
그녀 : 아팠지 죽는 줄 알았어.. ㅋ 몸과 정신이 만신창이여서 지금은 살만하다. 근데 주변 사람들 중에 갑자기 몸져눕더니 못 일어나는 사람이 생겨서 깜놀
그녀 : 사는 곳에서 잘 살아 보는 중이지 뭐.. 난 내 몸 힘든 거랑 아이 문제랑 겹쳐있어서 회사 그만둔 후 남편과 아들은 대만족.. 나만 만족하면 가족 모두 해피한 상황 ㅋㅋ
나 : 그냥 나 스스로가 자존심이 상하는 거 같아..
그녀 : 그 자존심 뭔지 알아 나도 그걸로 버티고 버티다가
어느 시점에 이게 아닌 거 같다해서 다 털고 나온 거야
그녀 : 욕심 놓는 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아. 평생 그리 살아와서, 근데 또 한 번 높으면 사람들과 비교 안 하고 잘 사는 세상이 열리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
둥둥 만나서 토닥해주고 싶네
나 : 나 방금 울컥함. 너 상담사지?
그녀 : 넌 양갈래 삐삐머리 남둥이지..삐삐머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지 자유 영혼만 가능!! 휴가 내고 쉬어, 맛난 것도 먹고 실컷 영화도 보며 지내..
(대학때 양갈래 삐삐머리를 하고 다녀서 이녀석이 ㅋ 그 얘길 꺼낸다. 그땐 그게 어울린다 생각하고, 말이지.. ㅎ )
ㅋㅋ 자유로운 영혼은 대체 뭐길래 이 녀석도 나에게 저 단어를 사용하는지.. ^^
내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긴 한가보다.
이 녀석은 늘 쿨하게 내 맘의 안식을 주는 녀석이다.
대학 때도 그랬다.
고맙다 친구야..
그리고 양갈래 삐삐머리 아무나 하는 거 아닌 거 맞는 거 같아.
나 힘내 볼게..
(에피소드 2)
몇주전이다.
16년간 다닌 글로벌 회사를 퇴사한 아들 친구 엄마를 만났다.
--------- [같은 동네 아들 친구의 엄마]--------
퇴사한 지 1일이 지났다고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1년 전 육아휴직을 쓰고
회사에서 퇴사처리를 1년 미뤄줬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파트 당첨으로 잔금 대출을
받으려면 재직 중이어야 해서
회사에선 그 편의를 바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실업자거 된지 1일째인것이다.
아이가 두명인데
육아휴직을 각 100일만 쓰고 바로 복귀해서
쉰적이 없다고 한다.
장장 4시간의 대화 후
내가 궁극적으로 묻고 싶은 질문을 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행복해요?
나의 가장 큰 궁금증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다 보니
남들의 만족도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언니의 말은,
집에서 놀고먹는 건 이쯤에서 그만하고
뭔가를 찾아보는 중이라고 한다.
퇴사 처리된 지 10일이라
실업급여 190 정도를 8개월 정도 수령하면서 생각할 예정이라 한다.
그래서
행복하냐고요?
응 남둥씨, 나 행복해..
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거 같아
정말 다양해
물론 회사의 안락함은 없지
근데,
욕심 안 내려고
결국은 맘이 가는대로 하는거야..
남둥씨도 욕심을 버리지 못해서야
그건 어쩔 수 없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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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다니면 행복하지 않고
회사를 안 다니면 행복하고
이건 아닌 건 확실하다
나의 삶에 대한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니까..
어디에 있던 행복은
본인의 맘에서 나오는 거니까.
나는 오늘도 퇴사를 하더라도
아프지 않을 연습 중이라고 생각해본다.
월급 마약이 아닌
새로운 파이프라인
너를 퇴사와 바꾸겠어..
맥주 한잔에
초긍정 에너지를 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