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 상담소(조직 편)

39. 거북한 존재의 그녀, 암으로 휴직한 그녀. 임신 단축근무 그녀

by 남세스

후배 3명에 대한 얘길 하고자 한다.


(1)

중얼중얼

오늘은 무얼 하고, 이건 다 마쳤으니, 다음엔 뭘 하고

아 맞다 이걸 놓쳤네 하루 종일 혼잣말을 하며 일만 하는 녀석..

그 직원에 대해 어떤 남자 차장이 말한다.

"차장님, 전 그 사람이 정말 존재만으로 거북합니다."


오늘도 남자 차장이

나에게 말을 건다.


정말 지겨워요.

시끄럽고, 안 보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어떤 계기가 있었겠지만

한없이 미움받고

미움받고 사는지도 모르는 거 같은데..

미움받는 거 그것도 쉽지 않은데..


그래서 오지랖을 떨어본다.

그 녀석에게

"일만 하지 말고 어울리면서 지내. 너, 나한테는 잘하잖아."

그 녀석이 말한다.

"그냥 일만 하면서 지금처럼 지내고 싶어요.. 방해받지 않고 내일만 하면 되는데요.."


그녀도

오랜 회사생활 동안 깨달은 바가 있겠지..

은둔하고 회피하고 싶은 때가 있으니까


(해주고 싶은 말, 그 녀석 그리고 나에게)

근데, 그것이 희한하게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어떤 식으로든 돌아온다.

웬만함 적을 만들지 마.

길게 보아야 한다.



(2)

재작년인가 암 1기 진단을 받고 치료 후 완치가 되어 복직한 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인 오늘 메신저를 받았다.

"차장님, 저 휴직해요..

걱정하실까 봐 먼저 말씀드려요.

아파서 가는 게 아니라 아플까 봐 떠나요."

"차장님 제가 너무 좋아하니까 빨리 말씀드리려고요."

난 이미 며칠 전에 다른 이로부터 그 녀석에 대한 얘길 듣고 함구 하란 말에 입을 닫은 상태였다.


"이구, 그럼 가서 행복하게 지내다가 좋은 곳으로 와!"


"아니요. 저 좋은 곳 말고 좋은 사람이랑 일하고 싶어요."


나도 좋은 사람하고 일하고 싶다.

근데, 좋은 사람 만나는 것도 복이고 회사에 나랑 맞는 좋은 사람은 1프로가 될까 말까야.


(해주고 싶은 말, 그 녀석 그리고 나에게)

네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보자.

좋은 사람은 결국 내가 먼저 되어야 하는 거 같아.



(3)

내가 메신저를 보낸다.

○○대리 축하해, 임신!

임신으로 인해 단축 근무를 하겠다는 후배의 공문을 보고 임신 사실을 알아차린 나였다.

"아, 차장님 감사합니다.

괜찮으시죠?

저 8주라 주말에 집에서 계속 누워만 있어요"


저번 달에 그녀가

"차장님 전, 승진하고 나서 아이를 가질 거예요."

라고 말했는데

역시나 아이 관련된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라테는 말이야

임신 7개월에도 비행기를 타고 김해로 출장을 다녔어.

임신 8주에 무슨 커밍아웃이야. 숨기고 있다가 터뜨렸지.

왜?

뭔지 모를 불이익이 있을까 봐.


근데, 지금은 당연하듯 단축근무를 하고 축하를 받는다.


대체 나 때는 왜 그리 못해주신 거예요?

라고 따져 묻고 싶지만

물어볼 사람이 없다.


노동환경이 변화한 지금이 당연한 건데..


후배가 말한다.

"근데, 제가 내년 1월에 승진 가능한데, 승진이 가능할까요?"

"바야겠지? 근데 세상이 많이 바뀌어서 니 인사고과만 좋음 크게 무리 없이 될 거야.."

라고 조언을 해준다.


임신이란 복병이 늘 여성노동자에겐 큰 변수가 된다.

언제쯤 임신으로 인한 불확실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으려나

임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휴직기간에도 승진을 해주는 건 불합리한가?


(해주고 싶은 말, 그 녀석 그리고 나에게)

아이는 축복이고 행복을 주지 한없는.. 그렇지만 네가 회사서 빠른 출세를 원하거나 아이로부터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신랑과 충분한 상의 후 자녀 계획을 세워보렴. 전략적일 필요는 있어. 아이가 회사를 회피하고 도망치는 수단이 되지 않게.. 대면해보지 않을래?


근데,

생각해보니 모 상무에거 이런말을 들었던거 같다.

왜 간절함이 없니?

간절해야해.. 넋놓고 있지말고..


적절한 조언

생각보다 더 어렵다.


※ 놈놈놈 패러디하려 했으나 작명이 쉽지않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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