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3단계 ②계획대로 되지 않는 첫 관문

설계와 운영이 스프린트처럼 반복되는 시작점

by Serena

벤처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내 포지션은 보상기획 담당자였다.

임직원의 연봉, 인센티브, 그리고 글로벌 포지션으로 흩어져 있는 다양한 직무에 대해 동기부여를 높이고 합리적 보상체계를 구축하는 일이었다.

그 일의 시작은 데이터를 만드는 것부터였다.

사람들의 과거 평가 기록, 담당 업무와 역할, 포지션, 총 보상 수준(당시에는 주말근무 수당도 별도로 지급되고 있었다), 그리고 회사의 사업전략—현재와 중단기, 재무구조, 인건비 예산까지.

보상체계를 설계한다는 것은 단순히 '얼마를 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었다.

모든 제도가 균형 있게 어떤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가?
회사는 비즈니스 전략상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는가?
재무적으로 지급 여력이 있는가? 얼마나 가능한가?
인건비에서 효과 없는 지출은 없는가?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볼수록, 단순히 보상체계는 '설계만' 해서는 의도한대로의 결과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분석을 시작으로 이 회사는 아예 사업전략 전환의 시기를 앞둔 대대적인 인사제도 전면혁신을 단행하게 되었다.

만약 보상제도만 다루었다면 설계 이후에 운영하면서 다시 설계가 전면으로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인사제도를 전면으로 혁신한 이후에도 실제로는 '설계-운영-피드백-재설계'의 반복으로 제도가 마치 조각하듯 매년 다듬어지게 되었다. 그 전에는 제도를 프로젝트로 설계하고 소위 Roll-out하면 기획자의 일이 마무리 되는 구조처럼 일했다.

그 회사에서 처음으로 내가 PM이 되어 주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제대로 깨달았다.

조직이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제도는 한 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진화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기획-운영이 어쩌면 무한루프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그땐 그랬지.. 2단계까지는 의도한대로 운영 된다


조직성장 2단계까지 조직은 비교적 단순하다.

각 팀이 명확한 역할을 가지고 있고, 전사 목표도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다. 이때는 설계하면 곧 그대로 운영이 가능했다.

평가 제도를 설계하면 → 그대로 실행된다
조직 구조를 바꾸면 → 사람들이 그렇게 움직인다
목표를 정하면 → 각 팀이 그 목표를 따른다


물론 크고 작은 이슈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기획한 방향대로 흘러간다.

창업자나 리더가 직접 조율하면 대부분의 충돌이 해결되는데, 조직이 아직 하나의 중심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HR 담당자는 '좋은 제도 설계자'가 가능하다.

다른 회사를 벤치마킹하고, 검증된 프레임워크를 적용하고, 명확한 문서를 만들어도 큰 무리없이 운영이 가능하다. 설계와 운영이 분리되어도 별 문제가 없다.


3단계부터는 설계대로 되지 않는다


조직이 성장하면서 기능이 세분화되고, 제품과 고객이 다양해지면 자연스럽게 복수의 논리가 생긴다. 각 단위가 합리적으로 판단하지만, 그 합리성이 서로 이해관계로써 충돌하기 시작한다.


복수의 논리가 충돌하기 시작한다

3단계에 들어서면 조직은 이제 단순히 기능별(개발, 영업, 마케팅)로만 나뉘지 않는다.

제품 라인별, 고객 유형별, 지역별로 분화되고, 각 단위는 자신만의 '합리성'을 갖게 된다.

이때부터 기능 조직 간 협력이 필수가 되는 동시에, 서로의 목표가 충돌하기 시작한다.

플랫폼팀: 기술 부채를 정리해야 장기적으로 빠르다

서비스팀: 당장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만들어야 한다

경영진: 두 팀 다 옳은데 왜 방향이 안 맞지?

영업1팀과 영업2팀 : 같은 플랫폼 안에서 동일 제품으로 경쟁을 하면서 전사 성과에 기여한다


각자의 조직에서는 모두 달성해야 할 목표이자, 각자의 방향이 옳다.

그러나 이 '옳은 방향'들이 서로 충돌한다. 이것이 3단계의 본질적 복잡성이다.

더 이상 하나의 설계 논리로 모든 팀을 정렬할 수 없다.


부문 최적화가 전체를 더디게 만든다

이때부터는 각 팀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데도 전체 목표와 성과달성은 더디게 가게 된다.

개발팀이 아무리 좋은 기술을 만들어도, 서비스팀이 활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영업팀이 대형 계약을 따내도, 제품팀이 맞춤 개발을 거부하면 고객이 떠난다

마케팅이 고객을 데려와도, 고객지원팀이 감당하지 못하면 평판이 나빠진다

영업1팀이 잘했는데, 영업2팀 실적이 좋지 않아 전체 관점에서는 제로섬에 가깝다


이제는 '각자 잘하면 된다'가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각 부문이 최적화를 추구할수록, 전체가 비효율화 되는 일이 점점 잦아질 것이다.


제도들이 서로 충돌한다

2단계까지는 각 제도가 독립적으로 작동했다. 채용은 채용대로, 평가는 평가대로, 보상은 보상대로.

그런데 3단계부터는 제도들이 서로 맞물리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평가에서는 "협업"을 강조하는데, 보상은 개인 성과에만 연동되어 있다면?
조직 구조는 매트릭스인데, 평가는 어느 한 상사만 한다면?
전사 목표는 "혁신"인데, 평가 기준은 "정량 지표"만 본다면?
영업1팀과 2팀을 서로 경쟁시킨다면?

설계할 때에는 프레임과 프로세스, 의사결정 구조가 모두 완벽하게 작동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작동시키면, 제도간 충돌이 생기거나 상쇄되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이때가 바로 조직성장 3단계에 마주하게 되는 "설계대로 되지 않는 첫 순간"이다.


기획-설계-운영-피드백의 계속된 순환 시작


만약 제도를 기획하고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반복해서 익숙하게 하고 있지 않은지?

"제도는 원래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해" 라면서,

혹은 "원래 제도는 Top down과 강제성이 필요하다고 했어" 라면서...

물론, 틀린말이 아니다.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고 내재화에 힘을 쏟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그 시간을 기다려주면서 힘을 쏟아주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대부분이 하는 실수가 바로 "이미 완벽한 제도를 만들어내야 한다"라는 생각하는 지점이다. 그래서 실제 현장에서 실행했을 때 마주하는 몇 가지 신호를 단지 "변화의 대상"으로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3단계부터는 변화가 필요한 대상이 현장과 구성원인지, 제도인지를 구분해서 판단하고 이를 다시 기획과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즉, 기획부터 운영과 피드백을 하나의 순환 구조로 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획 → 설계 → 운영 → 피드백 → 재설계의 반복

3단계부터는 '한 번 설계해서 완벽한 제도'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대신 이런 흐름의 연속이 될 것이다.

설계: 최선의 제도를 설계한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다는 걸 인정)

운영: 현장에서 실행하며 무엇이 작동하고 작동하지 않는지 관찰한다

피드백: 현장의 불일치와 마찰을 데이터와 현장의 목소리로 수집한다

재설계: 피드백을 바탕으로 제도를 조정한다

다시 운영: 수정된 제도로 다시 돌린다 (이 순환이 무한으로 지속되어야 한다)


이 과정은 마치 개발할 때의 스프린트처럼, 짧은 주기로 '설계-실행-학습-개선'을 돌리는 것이다.

기획부터 설계와 운영이 스프린트처럼 분기 단위로, 때로는 월 단위로 반복된다.


운영이 설계를 이끌기 시작한다

2단계까지는 "설계자가 제도를 만들고 → 운영자가 실행"하는 구조였다. 기획한대로 설계된 제도가 의도한 효과를 가져오는데 운영이 발을 맞추는 구조였다.

이때에는 창업자의 리더십과 메세지가 현장까지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기도 했고, 각 기능단위의 리더십체제 안에서 팀십만으로도 소위 "으쌰으쌰"하면서 성과내는 것이 가능한 구조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3단계부터는 한 회사 안에서도 다각적 조직운영이 필요해지고, 강력한 리더 한 명만으로 조직 안의 이슈를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해관계 흐름을 기획단계에서 제도안에 담는데 한계가 있다.

즉, 실제로 현실에서 실행을 해봐야 나오는 효과들이 모두 예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때부터는 운영자의 피드백이 다음 설계의 핵심적인 인풋이 되어야 한다.

3단계부터는 '제도간의 설계 일관성' 뿐만 아니라 '운영과 실행 적합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하므로, 기획과 운영간의 순환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설계와 운영은 왜 분리될 수 없는가


'22년 말, 배달에서의 혁신을 이룬 한 빅테크 회사에서 대표이사가 OKR 도입을 원했다.

그 이유는 각 조직이 각자 자기 일만 하고 전사의 목표와 방향을 종종 망각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그들의 역량을 전사의 목적을 향하도록 응집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느끼는 문제의식이나 시기적인 적합성도 딱 맞았는데, 굳이 왜 OKR을 도입하려는 것인가를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OKR을 수립해서 한계 없는 성장을 지향한 점. 둘째는 전사의 목표를 나누어 가지면서 목표대로 정렬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었다.

여기서 OKR이라고는 했지만 도입하면서 이해한 핵심은,

1) 목표를 갖는 조직 2) 전사의 목표를 나눈다는 것 3) 목표를 성과로 관리한다는 것의 세 가지였다.


OKR 제도를 도입하고 실행하는 데까지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고 나서 경영진과 함께하는 구성원들과 나눈 첫 마디는 이것이었다.

"이건 제도 기획이 곧 운영과 함께 해야 합니다. 당분간 기획과 설계와 운영이 반복될 수 있어요"

그 전에 MBO나 KPI를 가지고 목표 수립과 성과관리, 평가를 운영한 적은 있었지만, OKR은 실제로 도입하고 실행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당분간"이 얼마나 될지 확신이 없었다.

게다가 이 회사는 전사의 목표 수준이 매월 달라지는 비즈니스 특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상시·수시로 성과를 관리하면서 목표 수준을 전사에 맞게 추적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HR이 제도를 설계하고 각 부서가 그대로 따르는 방식"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처음 OKR 운영안을 수립하고 설명회를 가졌다. 그러나 1분기도 안 되어 바로 수정 방향을 정해야 했다. 2분기, 3분기... 계속해서 목표를 수정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명확해진 것이 있었다. HR이 모든 것을 알려주고 각 부서가 그대로 따를 수 있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전제였다는 것.

그래서 목표 수립 직전에 각 사업부별로 핵심 담당자를 선정했고, 우리는 그들을 '전사 OKR 코디네이터'라고 불렀다. 그들만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정기 회의체를 운영했으며, 회사의 OKR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동기부여와 자긍심, 책임감을 부여했다. 처음 시작한 이후로 그들과 함께 기획-운영-피드백의 순환을 반복했다. 1년이 지나고 2년째 되면서는 "OKR코디 2기"를 선발했고, 그들은 전사 내재화와 현장 피드백이라는 두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OKR을 조직에 맞게 설계하고 도입하면서 몸으로 익힌 것은 결국 하나였다. 한 번 설계해서 완성되는 제도는 없다. 운영과 설계는 서로를 계속 갱신하면서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것은 현장에서만 발견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조직 설계 연구자 Jay Galbraith는 조직 구조 자체가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이 그 구조를 제대로 실행하는 데 실패하는 것이라고 했다.


팬데믹은 이 원리를 전 세계 모든 조직이 동시에 경험한 사건이었다. 2020년, 전 세계 기업들은 단 몇 주 만에 원격근무로 전환해야 했다. 수년에 걸쳐 정교하게 설계했던 조직 구조, 협업 프로세스, 성과관리 체계가 맞지 않게 되었다. 대면 회의는 화상 회의로, 성과 평가는 결과 중심으로 바뀌었고, 어떤 경우는 재설계조차 의미가 없었다.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처음부터 만들어야 했다. 한 번 완성된 체계는 없다는 것, 지속적으로 재설계하는 능력이 조직의 핵심 역량이라는 것을 그때 모두가 함께 경험했다.

3단계에서 처음 드러나는 이 원리는 이후 4단계, 5단계에서도 계속된다.

조직이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이 순환의 속도와 범위는 더욱 확장된다. 다만 3단계는 조직이 이 순환을 처음 경험하는 시점이기에, 이 리듬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느 회사든 제도는 완성된 채로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완성해가며 진화하는 것이다.


조직이 체질을 만드는 시작점


조직전체 성장단계를 보면, 이 시기는 단순히 제도를 바꾸는 시기가 아니다.

조직이 스스로 진화하는 체질을 만드는 첫 순간이다.


이 시기에는 많은 제도들과 조직체계, 경영관리 기법들이 동시에 시도되고, 만들어지고, 실행된다. 많은 조직에서 조직관리 기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HRBP(HR Business Partner)가 본격적으로 필요해지는 것도 바로 이 시기이다.

이제는 본사 HR이 전체 제도를 설계하고 내려보내는 방식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각 사업부의 맥락을 읽고, 현장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제도에 반영할 수 있는 HR이 필요하다.


현장 밀착형 경영 방식도 주목받기 시작한다.

HP에서 시작해 Tom Peters와 Robert Waterman이 대중화한 MBWA(Management By Walking Around, 돌아다니며 경영하기)나, SK그룹의 현장경영(현장에 답이 있다)는 철학이 빛을 발하는 시점이 바로 3단계부터이다. 제도를 기획하는 사람과 리더, 그리고 소위 스탭이 사무실과 회의실에만 앉아 있으면, 현장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현상을 읽을 수 없다.

또한 이 시기는 4단계에서 본격화될 거버넌스의 전조가 만들어지는 때이기도 하다.

지금 만드는 운영 기준, 의사결정 프로세스, 조직 간 조율 방식이 나중에 거버넌스의 뼈대가 된다.

즉, 3단계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조직의 중흥을 결정한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변화에 적응하는 습관", "현장을 읽는 감각", "순환을 돌리는 체계"가 조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만약 이 시기를 그냥 흘려보내면, 조직은 같은 문제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순환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4가지 방법


① 짧은 주기를 설계해야 한다

제도를 한 번에 완성하려 하지 말고, 분기 단위의 실험과 검증 주기를 만들고,

평가 제도든, 조직 구조든, 협업 프로세스든 "이번 분기에 이렇게 해보고, 다음 분기에 피드백 받아서 수정하자"는 리듬을 인정하고 설계안에 포함해야 한다.

개발팀이 스프린트를 돌리듯, HR도 제도를 짧은 주기로 실험하고 개선해야 한다.

<운영 예시>

분기별로 "제도 회고(Retrospective)" 세션을 고정하라

"이번 분기에 작동한 것 / 작동하지 않은 것" 리스트를 만들어라

다음 분기 첫날이 아니라 분기 말에 미리 수정안을 준비하라


② 운영 메시지와 데이터를 기록해보자

단순히 매번의 피드백을 회의록으로 기록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실제로 어떻게 달라졌는가'에 대한 데이터의 누적이다. 누적된 변화에 관한 기록은 미래를 대비하는 시뮬레이션이 된다.

가령 아래와 같은 질문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어떤 팀이 목표 달성률이 낮았나?

어떤 프로세스에서 병목이 생겼나?

어떤 제도가 실제로 협업을 촉진했나?

운영 기록은 다음 설계의 재료가 되므로, 짐작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해야 한다.


③ 현장의 Key man과 함께

이제는 HR이 혼자 모든 것을 설계하고 운영할 수 없다.

현장에서 실행하고 수용하려면 현장의 언어와 상황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각 부서에서 실제로 운영을 이끄는 사람들과 함께 기획과정부터 설계-운영-피드백 루프를 돌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앞서 OKR 도입 사례에서 '전사 OKR코디'를 선정하고 그들과 함께 회의체를 운영한 것처럼, 현장의 목소리가 설계로 직접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들은 단순히 제도를 전달받는 사람이 아니라, 제도를 함께 만들어가고 조직의 성공을 만들어가는 파트너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운영 예시>

각 사업부/팀별로 "제도 운영 파트너" 1명씩 지정하라

월 1회 정기 회의를 고정하고, 현장의 불편함을 직접 들어라

그들에게 권한도 주어라 (예: 팀 내 목표 수립 방식을 일부 조정할 수 있는 권한)

※ 그 외 "HR Council"이라는 형태로 제언과 제도설계시에 직.간접적 의견제시, 실행 전 파일럿테스트 등으로 함께 논의하는 회의체를 운영하거나, "월간 OKR코디"로 상시 성과관리를 현장주도로 이루게 하는 등의 효과도 참고해볼 만하다.

(노동법에서 정하는 "노사위원회"과는 별개로 운영함으로써, 현장 주도와 상호협력이 강화되었다)


④ 피드백 루프를 시각화

우선 조직이 스스로 이러한 반복 구조를 인식하고 인정해야 한다.

"왜 우리는 제도를 계속 바꾸지?"라며 번거로움과 불편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는 학습하며 진화하는 조직"이라는 인식을 만들고 조직이 이를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기획-설계-운영-피드백'의 과정이 팀 단위로 가시화되면, 구성원들이 "왜 이게 반복되는가"를 이해하게 된다. 변화가 혼란이 아니라 성장의 과정임을 느끼게 된다.

<운영 예시>

전사 공지에 "제도 버전"을 명시해보자 (예: "평가제도 v2.3 - 20**년 4분기 업데이트")

분기별로 "무엇이 바뀌었고, 왜 바뀌었는지"를 투명하게 공유하자

구성원들의 피드백이 실제로 반영된 사례를 보여준다("여러분의 의견이 이렇게 반영되었습니다")


설계를 보고 조율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이 시기부터는 HR 담당자나 리더의 역할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2단계까지는 좋은 제도와 문서를 잘 만드는 사람이었고, 그에 따른 실행을 일관되게 잘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3단계부터는 실제 운영 속에서 불일치를 감지하고, 계속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HR과 설계자는 '완벽한 설계'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운영의 반복되는 리듬 속에서 끊임없이 루프를 돌릴 수 있는 감각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경영환경과 비즈니스 전략의 변화는 물론, 현장의 흐름도 함께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운영자도 "정해진 절차를 따르는 관리자"가 아니라, 현장의 변화를 설계로 환류시키는 조율자가 되어야 한다.

설계와 운영은 동전의 양면이다. 한쪽만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3단계.. 폭발적 성장과 안정적 궤도 진입의 첫 관문


3단계는 조직이 '설계대로 움직이지 않는' 첫 순간이다.

처음에는 당황스럽다. 완벽하게 설계했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는 삐걱거린다. 각 팀의 목표가 충돌하고, 제도들이 서로 어긋나며, 부문 최적화가 전체를 더디게 만든다.


그러나 이것은 위기가 아니라, 조직이 성숙해지기 시작하는 신호이다.

이 시기에 만들어지는 ‘변화에 적응하는 습관’, ‘현장을 읽는 감각’, ‘순환을 돌리는 체계’는 이후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


이때의 HR 역할은 제도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설계 전체를 보면서 운영의 순환을 함께 이끄는 조율자여야 한다.

조직이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얻도록 해야 하며, 단지 외부 컨설턴트나 리더의 직관에 의존하지 않고 운영 속에서 지속적으로 자기 자신을 개선하는 체계를 갖추는 연습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3단계는 설계와 운영이 스프린트처럼 반복되는 시작점이다.

이 리듬을 만들지 못하면, 조직은 계속 "왜 제도가 안 먹히지?"라는 질문에 갇힌다. 그러나 이 리듬을 만들면, 조직은 복잡성 속에서도 믿음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는 체계로 진화할 수 있게 된다.


위 글의 참조 및 참고자료

Dave Ulrich (1997). "Human Resource Champions" - HRBP 개념의 토대 제시

Tom Peters & Robert Waterman (1982). "In Search of Excellence" - MBWA(Management By Walking Around) 개념 대중화

Greiner, L. E. (1972). "Evolution and Revolution as Organizations Grow", Harvard Business Review

Galbraith, J. R. (2014). "Designing Organizations: Strategy, Structure, and Process"

구글의 OKR 운영 사례 (Work Rules!, Laszlo Bock, 2015)


주요 용어 설명

HRBP (HR Business Partner): Dave Ulrich가 1997년 저서에서 HR의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제시하면서 토대가 된 개념. 본사 중심의 전통적 HR에서 벗어나, 각 사업부에 밀착해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는 HR. 조직이 기능별에서 사업부별로 분화되는 3단계에서 특히 필요하다.

MBWA (Management By Walking Around): HP에서 시작해 Tom Peters와 Robert Waterman이 1982년 저서 『In Search of Excellence』를 통해 대중화한 경영 방식. 리더가 사무실에만 앉아 있지 않고 현장을 직접 돌아다니며 관찰하고 소통하는 것. 조직이 복잡해질수록 리더와 현장의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OKR (Objectives and Key Results): 인텔의 앤디 그로브(Andy Grove)가 개발하고 구글이 도입하면서 널리 알려진 목표 관리 방법론. 목표(Objective)를 정성적으로 설정하고, 그것을 측정할 핵심 결과(Key Results)를 정량적으로 정의한다. 전사-팀-개인 목표가 연결되면서도 각자의 자율성을 유지하는 구조.

매트릭스 구조 (Matrix Organization): 기능 중심 조직(개발, 마케팅, 영업 등)과 프로젝트/제품 중심 조직이 교차하는 구조. 한 구성원이 두 명 이상의 리더에게 보고하게 되며, 기능적 전문성과 프로젝트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피드백 루프 (Feedback Loop): 설계-실행-평가-개선이 순환하는 구조. 한 사이클의 결과가 다음 사이클의 입력이 되어, 조직이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진화할 수 있게 만드는 메커니즘.

스프린트 (Sprint): 애자일 방법론에서 사용하는 짧은 개발 주기(보통 1-4주). 빠른 실행과 피드백을 통해 제품이나 프로세스를 개선한다. 본문에서는 HR 제도도 이처럼 짧은 주기로 실험하고 개선하는 방식을 비유적으로 표현해서 사용했다.

OKR 코디: 배민라이더와 B마트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에서 '23년 초 OKR을 도입하면서 각 조직의 OKR 성과담당자를 부르기 위해 만든 명칭. 그 회사만의 OKR 성과관리제도에서 현장 운영과 피드백을 담당하는 핵심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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