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 뒤에야 비로소 선명해지는 것들
어느 결에 스민 것인지 몰랐다.
말끝에 남겨진 무심한 안부들
돌이켜보니 나를 지탱하던 것은
당신이 흘리고 간 그 작고 사소한 배려들의 조각이었다.
내 빈 잔에 말없이 채워지던 물 한 잔처럼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조용하게 찰랑이던 것
당신의 무심함은 가장 깊은 관심이었다.
보이지 않는 잉크로 쓴 편지 같아서
시간이라는 햇볕을 쬐고서야 글자들이 하나둘 살아났다.
특별한 문장이 없어도 충분히 읽히는 마음이었다.
무심한 줄 알았던 당신의 계절은 내내 나를 향해 불고 있었다
당신은 이미 수만 번의 고백을 적어두었구나..
아, 알고 보니 그 모든 것이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