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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남경 Dec 21. 2023

내가 사랑한 발리 - 프롤로그

자유, 낭만, 일이 공존하는 발리 2주 살기


시작하며


어떤 이유는 없었다. 일상이 그저 그렇게 흘러가던 10월, 버킷리스트에만 담아뒀던 발리행 비행기를 끊었다. 연말 분위기에 무르익어가는 12월의 시작에 따끈한 나라 발리로 떠나는 비행기였다.


푸릇한 우붓

이곳에서 시금치 같이 생긴 발리산 나물을 먹었는데 그게 참 맛있었다. 우붓의 전체적인 느낌은 푸릇함 그 자체였다. 약간의 습한 기온과 눈앞에 펼쳐지는 초록색 자연 때문인지 우붓에 있는 내내 마치 숲 속에 들어와 탐험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우붓은 덥고 습했지만, 처음 마주한 우리의 숙소는 정말 아름답고 시원했다. 하룻밤 10만 원에 안전, 아침, 청소, 간식, 고양이, 수영장, 자연, 쾌적함 모든 걸 갖추고 있었던 곳. 우드 빛 숙소 안에서 투명 문 너머를 바라보면 초록 풀과 수영장 물의 푸른빛이 펼쳐지는데, 내겐 다소 생경한 풍경이었지만 이제껏 바라왔던 것처럼 안정적이었다. 나는 벌레 없는 쾌적한 숙소 안에서 그 푸른 자연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발리에서 난생처음 해본 브라질리언 왁싱 후기와 요가 클래스 후기까지. 짜릿하고 습하고 푸르렀던 우붓이었다.


작은 바다가 있는 길리

마차가 다닌다고? 한창 개발 중인 작은 섬마을 길리. 오토바이도, 차도 다니지 않는 길리에서는 짐을 옮길 때 마차를, 평상시에는 모두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그리고 정말 얕은 바다에서도 거북이를 만날 수 있는 독특한 섬. 그 덕에 나는 비키니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버킷리스트를 이뤘다. 챙겨간 스노클링 장비로 얕은 바다에서 거북이를 3마리나 보기도 했다. 얼마 놀지도 않았는데 피부가 그을리는 화상까지 획득. 어느 한식당에서 먹은 김치볶음밥과 비치 클럽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눈부신 석양이 지던 짱구

분홍빛 낭만 가득한 석양이 지던 짱구. 한국에서는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에만 볼 수 있는 분홍빛 하늘을 짱구에서는 매일 볼 수 있었다. 낭만 아래에서 파도를 가르는 서퍼들. 우리는 서핑을 즐기진 않았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낭만을 즐겼다. 이틀은 오토바이를 빌려 짱구의 시내를 돌아다니고 근교를 탐방했는데 나는 짱구의 도로 한복판에서 깨달았다. 이곳은 중앙선이 무색한 도시라는 것을. 차가 겨우 두 대 지나갈 수 있는 길이 오토바이로 뒤덮여 7차선 도로가 되는 발리를.. 매연으로 가득 찬 도로에서 우리 수명이 1년은 줄었다 말하면서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나라, 발리.


앞으로의 에피소드에 그 이유들을 담아보려 한다. 자유롭고 낭만과 일이 공존할 수 있었던 발리 여행기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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