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말했다

#3

by 효수


엄마를 제외한 것들에 관심을 갖느라 함께 보낸 시간이 많지 않음에 미안함이 생기면 나는 엄마 딸로 온전히 하루를 보낸다. 집에서 조금 먼 곳으로 가자고 해본다.


엄마가 좋아하는 트래킹을 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사진을 잔뜩 찍어주고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예쁜 카페에 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다.


내가 모르는 엄마의 모습이 궁금 엄마의 이야기를 주로 듣는다.


엄마는 지금 내 나이에 아이 둘을 낳아 키우고 뱃속에 아이를 품고 있었다고 한다.


나와 같은 나이였을 과거의 엄마가 낯설게 들렸다.


내 한 몸 책임지고 사는 것도 버거운 서른세 살의 나인데 엄마는 서른세 살에 아이를 키우고 아이를 품고 살았었구나 참 쉽지 않았을 거야 많이 힘들었을 거야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정지 신호에 멈췄을 때 엄마는 말했다.


엄마가 보고 싶다고 살아계실 적엔 내 자식 키우느라 엄마와 놀러 다닐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엄마의 말에는 그리움이 슬프게 묻어있었다.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눈물이 날 것 같아 입을 닫았다.


예순이 넘은 나의 엄마는 당신의 엄마를 그리워하는 중이다. 엄마의 엄마가 살아계실 때 자주 함께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또 미안해하며 평생을 그리워할 것이다.



엄마의 그리움은 나에게도 묻었다. '엄마가 곁에 있음에도 나는 엄마가 그리워요' 곁에 있음에도 엄마가 그리웠고 이 마음을 엄마가 알게 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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