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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야 Jun 28. 2021

엄마가 말했다

#3


엄마를 제외한 것들에 관심을 갖느라 함께 보낸 시간이 많지 않음에 미안함이 생기면 나는 엄마 딸로 온전히 하루를 보낸다. 집에서 조금 먼 곳으로 가자고 해본다.


엄마가 좋아하는 트래킹을 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사진을 잔뜩 찍어주고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예쁜 카페에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다.


 내가 모르는 엄마의 모습 궁금 엄마의 이야기를 주로 듣는다.


엄마는 지금 내 나이에 아이 둘을 낳아 키우고 뱃속에 아이를 품고 있었다고 한다. 


나와 같은 나이였 과거의 엄마가 낯설게 들렸다.


내 한 몸 책임지고 사는 것도 버거운 서른세 살의 나인데 엄마는 서른세 살에 아이를 키우고 아이를 품고 살았었구나 참 쉽지 않았을 거야 많이 힘들었을 거야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정지 신호에 멈췄을 때 엄마 말했다.


엄마가 보고 싶다고 살아계실 적엔  내 자식 키우느라 엄마와 놀러 다닐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엄마의 말에는 그리움이 슬프게 묻어있었다.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눈물이 날 것 같아 입을 았다.


예순이 넘은 나의 엄마는 당신의 엄마를 그리워하는 중이다. 엄마의 엄마가 살아계실 때 자주 함께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또 미안해하며 평생을 그리워할 것이다.



엄마의 그리움은 나에게도 묻었다. '엄마가 곁에 있음에도 나는 엄마가 그리워요'  곁에 있음에도 엄마가 그리웠고 마음을 엄마가 알게 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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