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잠을 자고 있었는데 딸 아라가 달려와 내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갑자기 잠에서 깬 나는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아라를 안아주면서 내가 방금 전까지 굉장히 좋은 꿈을 꾸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런데 일분 전까지만 해도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떤 꿈이었는지가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아무리 기억하려고 해도 조금도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행복한 감정만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순간 행복에 대한 모든 걸 알아버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항상 '행복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에 숨어있는 엄청난 비밀을 사람들은 쉽게 알지 못한다. 행복하고 싶다는 말은 '나는 지금 이 순간 행복하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 행복하고 싶다'라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 행복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계속 갖고 있으면 그 말처럼 언제나 '언젠가의 행복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이 당신이 된다는 부처의 말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 '언젠가'라는 애매모호한 시점이 과연 우리에게 찾아오는 날이 있을까?
행복은 하나의 감정 상태이다. 그리고 감정은 기억이다. 기억은 이미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행복은 이미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소유하거나 달성하면 행복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그 감정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감정은 어린 시절 만들어진 기억일 뿐이다. 행복한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없다. 만약 당신이 태어나서 단 한 번도 행복한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다면 당신은 행복을 바랄 수가 없다.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행복하고 싶다면 당신은 이미 행복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감정은 기억이기 때문에 나의 기억과 비슷한 상황이 오면 그때의 감정도 되살아 난다. 엄마에게 칭찬받아 행복했던 기억이 있으면 다른 사람의 칭찬에 기억 속 같은 감정이 되살아 난다. 이처럼 행복한 감정은 외부로부터 당신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이미 갖고 있는 행복을 바깥에서 찾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이 신에게 '행복하게 해 주세요'라고 말한다면 신이 뭐라고 대답할까. 아마 '이미 줬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당신은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행복의 기억을 갖고 있다. 어린 시절 처음 느껴본 빗방울, 밝은 햇살, 길가에 피어있던 작은 꽃 한 송이, 돌멩이, 솔방울, 엄마의 향기, 책 냄새, 나뭇잎, 모래. 그리고 그것들은 눈만 뜨면 볼 수 있는 것들이고 그것들 속에서 당신은 언제나 이미 갖고 있던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영원히 행복할 수 없다. 오로지 지금 이 순간 당신 안에 있는 행복을 느끼거나 안 느끼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만 있다.
노자는 노년에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으며 수많은 고초를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언제나 기쁨으로 가득 차 있던 그에게 제자들이 물었다. "스승님은 그렇게 많은 고초를 겪으시면서도 항상 기쁨에 넘치셨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인가요" 그러자 노자가 말했다. "아 그거! 나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네. 오늘 내가 하루를 기쁘게 살까 아니면 괴롭게 살까? 그리고 오늘까지 나는 그저 기쁘게 사는 것을 선택한 것 밖엔 없다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며 삶을 살고 있는가. 이미 갖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언젠가'만을 찾아 헤매고 있는 삶인가 아니면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알아보고 사랑과 기쁨의 미소를 짓는 삶인가.
꿈을 꾼 기억이 없어도 행복한 감정만은 남아 있듯이 행복한 이유가 없어도 우리는 언제나 행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