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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음하다

오늘의 흔들림은 지나갈 것이다

by 채도해

난 자신만의 세계를 지니고 모순을 가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수많은 타인과 함께 살아간다. 이 사실관계는 종종 날 곤경에 빠뜨린다. 난 눈썰미를 가지고 있는 편이다. 변화나 의도를 잘 본다. 이건 기질적인 것인지 살아오면서 쌓여온 건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지금의 난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 여긴다. 이것들이 타인들과 어울리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때때로 원치 않는 과도한 정보들과 감정들을 지나 칠 수 없을 땐 뒤흔들리기도 한다. 살아가다 보면 이런 일들을 자주 겪는다. 이런 흔들림 들은 나를 더 단단하게 하지만 후에 이루어질 단단함과는 무관하게 흔들릴 당시엔 생경한 힘듦이 있다.


그렇게 얼마 전 생각을 남기는 사람과의 일로 인해 인간관계에 아쉬움을 남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의도 와는 상관없이 누군가는 소외감을 느낄 수도, 공격을 당했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그것들은 내 의도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이 생각은 타인에게 무조건 맞추고 잘해야 한다는 결심이 아니다. 그저 내가 '지레 방어적인 행동을 취한 건 아니었나?', '편할 대로 해석하면서 자기 위안을 얻기 위해 행동한 것은 아닌가?', '나도 늘 해내지 못하는 일들을 들이밀며 폄하하진 않았나?' 같은 것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지만 이미 지나온 일들을 끌어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러니 현재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내고 최선이라 여기는 말과 행동을 전달했다고 하면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어떤 감정을 느낄지 같은 건 상대의 것이다. 그 이상엔 내 몫이 없다.


난 불완전하다. 그러니 매 순간 옳은 행동과 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이번 흔들림 속에서 원하게 된 건 그저 말과 행동 이전에 한 템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말과 행동 이전에 생각할 수 있는 한 템포. 흔들림을 잦아들게 하기 위해 '한 템포'를 자주 연습하게 될 것이다. 이 흔들림의 결말은 한 템포이다. 이렇게 오늘의 난 혼란 한 스푼을 결심 한 스푼으로 갈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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