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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미미스 Dec 18. 2016

1. '느낌'을 찾아서

관찰-느낌 / 촛대-불꽃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서툴렀다. 아니 제대로 느끼지 못해왔다. 이제 내 안의 욕구를 들여다보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느낌에 깨어있고 싶다.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다. 하지만 막상 느낌을 표현하려고 할 때면 어느새 느낌이 아닌 생각(평가/판단)을 말하고 있다. 느낌과 생각을 제대로 구분해야 한다는데, 대체 '느낌'과 '생각'을 어떤 식으로 구분해야 할까? 또 어떻게 하면 일상 속에서 좀 더 느낌에 충만해질 수 있을까?



느낌과 생각 구분하기, 관찰-느낌


'비폭력대화'에서는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관찰'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관찰'은 느낌을 명확히 알기 위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행위다. 상황에 대해 제대로 된 관찰이 이루어진다면, 평가나 판단이 사라지며 진짜 느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관찰'의 단계에서는 우리의 자극하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아주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묘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판단과 추리, 의견이나 추측, 생각, 선입견 등 일체의 평가를 포함하지 않고, 보고 들은 그대로의 사실만을 진행형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내가__________________________을 보거나,
들었을 때


내 구체적인 상황, 말, 행동 등을 직접 묘사하거나 인용하여, 지금의 내 상황을 마치 카메라로 찍었을 때처럼 객관화시킨다면 판단(생각)이 개입될 여지가 생기지 않는다. 친구 A와의 대화에서 친구가 나를 무시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이때 이 상황을 "A가 나를 무시했을 때"로 표현한다면, 그 안에 이미 <A가 나를 무시했다>라는 판단이 담기게 된다. 따라서 <A가 내게 '너는 그것밖에 못하니?'라는 말을 했을 때>와 같이 A의 행동을 객관화해야 한다.


ex) 네가 나를 무시했을 때 -> 평가
      네가 "너는 그것밖에 못하니?"라는 말을 했을 때 -> 관찰

       영이는 텔레비전을 보는 동안 손톱을 깨물고 있다 - 관찰
       나는 형편없는 인간이다 - 평가


느낌은 이처럼 관찰을 통해 상황을 객관화했을 때에 우리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반응이다. A가 내게 '너는 그것밖에 못하니?'라고 말했을 때 생기는 <화나는>, <억울한>, <우울한>, <짜증 나는>, <실망스러운>, <좌절한> 감정이 바로 느낌인 것이다. '~와 같다', '~처럼'같은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느낌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나는___________________________느낀다.


A가 내게 '너는 그것밖에 못하니?'라고 말했을 때 --> <화나는>, <억울한>, <우울한>, <짜증 나는>, <실망스러운>, <좌절한> ~을 느낀다.



느낌에 충만해지기, 촛대-불꽃


느낌에 깨어 있기 위해 '느낌'과 '생각'을 구분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다. 바로 느낌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의 많은 순간 느낌을 그냥 놓치며, 흘려보내고 있다.  <친구 A를 만났을 때>, <휴가를 갔을 때>, <야근을 했을 때> 그 모든 순간 우리는 그 일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A를 만나서 어떤 느낌인지, 휴가를 가서 어떤 느낌이었는지, 야근을 하고 어떤 느낌인지 명확히 표현하지 않는다. 내 경우 <친구 A를 반년만에 만나서 기뻤어>, <오랜만에 부산으로 휴가를 다녀왔더니 설레었어>, <야근을 해서 힘들었지만 뿌듯했어>와 같은 느낌 표현에 무척 인색했다.


느낌에 깨어 있음을 강조하는 용타 스님의 '동사섭'에서는 <촛대-불꽃> 느낌 표현법을 가르친다. <촛대-불꽃>. 모든 상황과 사건의 원인이 되는 정보, 의견, 생각을 촛대라고 정의하고, 촛대를 통해 감정과 느낌이 불꽃처럼 일어난다는 것이다. 정보, 의견, 생각이 느낌이라는 불꽃을 만드는 것이다.



친구 A를 만났다(촛대: 정보/생각) -> 반갑다(불꽃: 느낌) =  친구 A를 만나니 반갑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우리는 '촛대'에 해당하는 사실만 표현하고, 불꽃은 잘 표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소통의 순간 '촛대-불꽃'의 원리를 생각하며 아래처럼 느낌을 잘 표현해야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기분이 좋다.
영희가 내게 말하는 것을 열심히 듣지 않아서 조금 서운했다.
기대했던 결과가 나와서 날아갈 듯이 기뻤다.



Here and Now


판단(생각)과 느낌을 구분하는 '비폭력대화'의 <관찰-느낌>과 좀 더 많은 순간 내 느낌에 깨어있기를 강조하는 '동사섭'의 <촛대-불꽃>을 공부해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지금 여기'에 집중하다 보면 지나간 일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 또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도 약간은 덜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보면 지금의 내 느낌에 충실해지는 것은 당연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의 내 느낌에 충실해지니 긍정의 느낌이 들 때는 좀 더 오랫동안 좋은 기분을 좀 더 만끽할 수 있고, 부정의 느낌이 들 때는 스스로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다. 또 내 안의 다양한 느낌들이 욕구와 연결되며 내가 무엇을 원하고, 구하는 지도 알 수 있었다. 느낌에 깨어 있으려는 노력하고 욕구를 알아보려 하니 조금 더 행복에 한 발짝 다가간 기분이었다.



행복은 좋은 느낌입니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더 풍부하게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 느낌의 표현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출처: 비폭력대화 NVC 교재1
         행복마을 동사섭 <10분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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