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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오빠. 06화

오빠.

분쟁 조정 관이란....

by 남이사장

가게에 처음 왔을 때,

나는 그에 직업이 뭔지도 무엇을 하는 일인지 몰랐다.

재승오빠의 대단한 소개에 따라서 그냥 잘 나가는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사람 정도로 밖에.

성준 오빠와 막상 만났을 때 동네에서 만나는 아저씨 같은 느낌이었고

별 다른 건 없었다.

학교를 다닐 때 알던 사이도 아니고 나이 들면서 교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어색한 나에 비해 오빠는 친근하게 대했다.

살살 웃기도 했었고 말도 그냥 놔버려서 난 '왜 저래?'라는 마음이었다.

하긴 처음보고는 버스비를 빌리고 데려다 달라고 하고 , 내가 이상한 게 아니다.

오빠는 항상 가이드 팀이 같이 다닌다고 했다.

잘 생긴 ( 제주도에서 그런 생김의 남자들은 귀했으니까) 외모의 검은 정장을 입고 등장해서

나를 벌렁벌렁 거리게 했던 가이드 팀과 자동차이동을 세대가 같이 다닌다고 했다.

오빠말에 따르면 " 회사에서는 나를 누군가가 암살할지도 모른다고 여기나 보다 난 매우 안전한데 "

할 뿐이다. "한국 정치나 경찰과는 전혀 상관없지 다 회사에서 배치하고 고용할 거야"

제주도 방문은 비교적 단순 참여라서 형식적인 의전이지 가이드님들도 무기류 소지 안 하고

나와 함께 동행하는 정도였으니까"

오빠는 허허거리면서 이야기했다.

중동 지역을 방문할때는 좀 무섭다고 죽을까 봐 무서운 게 아니라 분위기가 "어 억"소리가 난다면서

대학교 졸업을 하고 십오 년 정도는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하기도 싫다면서

각 분쟁국가 문제를 사무실에서 보고 받고 보고 하고 조사 들여다 보고 사항을 내리고

사무실 책상에 앉으면 똑같은 일만 반복했었다고.

숨 막히게 힘이 들었단다. 다 좋은 학교를 나오고 다 교양 있고 문화적인 지식도 높고 빈틈이 없어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아니었다고..

오빠네 회사는 국제 교류 관계도 행사도 많아서 오페라공연이나 미술관 박람 프로그램을 편하게 갈 수가 있는데 오빠는 갈때마다 고역이었다고 "뭘 알아야 대화라도 하지. 정말 괴롭더라. 길고 지루하고 감동적이지는 않고."

그런 오 성준이 가장 감명받은 초대권이 "ViCTORIA'S SECRET"의 론칭쇼라는 말에 한참을 웃었다.

어떻게 거기는 갈 생각을 했는지 너무나 놀라웠다

"진짜 멋있고 구성이 탄탄했어. 여자 속옷이 아니라 뮤지컬 공연 같았어"라면서 감탄하는 목소리란.

맨하탄 내 스튜디오 근처가 VICTORIA'S SECRFT 쇼장이어서 구경 삼아서 건들거리며 돌아다녀보고

워낙 인기가 많은 쇼라 다녀온 사람들에게서도 지상 최대의 쇼라는 말을 들어서 일까.

그때 오빠의 기분을 알 것 같았다.

하늘에 있는 것 같았겠지... 뭐.

삼 일 전 오빠와 전화를 나눴다.

여전히 전쟁을 그칠 줄 모르고 하루 시작은 사망자 시신 수거하고 사망원인 조사하고 바뀌는 게 없다면서

오빠가 회사에 입사해서 유일한 낙이 있었다 했는데 사격이었다.

그냥 뭔가 굉장히 시원했다면서 새벽 연습장 가서 총 쏘고 출근하고 하던 일상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사격을 잘해서 뿌듯했을 때가

재승이 오빠한테 휴가를 갔었는데 재승오빠 사촌 조카들이랑 놀이 공원 가서 "총쏘기"로 최고의 삼촌으로 등극했었다고 자신이 가이드를 해야 한다면서 좋아한다.

악간의 MSG를 더한 그의 도전기는 나만 듣기 아까웠다.

이상하게도 성준의 생활은 어렸을 때부터 불안한 듯한데 그가 말하는 그의 인생의 생활은

하루하루가 그저 그렇게 많은 일과 함께 평안해 보인다.

"나라 국가의 갈등사항은 분쟁 조정이 힘들어도 끈기있기 들을 수 있는데 집 안일에는 불가능해."

성준이가 담배 연기를 뿜으며 내뱉은 말에 기가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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