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로메인, 치커리 라디오치아는 넣어 두고 돌나물이 시들한 게 있길래 케요네즈 바르고 돌나물 한층 깔고 삶은 계란 넣고 햄 깔고 치즈 넣고 대충 반개를 만들어 GS 커피를 하나 사서 샌드위치와 함께 우적우적 먹었다. 밤새 앓은 듯했는데 샌드위치를 먹고 나니 수업할만하겠다 싶었다. 돌나물이 샌드위치에 괜찮았다.
아니 훌륭했다. 하나 건졌다. 돌. 나. 물.
그렇게 수업을 마치고,
망고잼을 만들 계획이었으나 그 기운은 남아 있지 않아서 망고를 집으로 데려와서 집에서 망고잼 작업을 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과외하고 돌아온 게 무슨 벼슬한 것처럼 난 드러누웠고 엄마는 아픈 나에게 화를 내시다가 달래시다가 또 화를 내시다가 따뜻한 물 계속 갖다 주시고 오후에는 365 병원에 다녀와서 일요일이 끝났다.
월요일에는 경남이네 집밥 연재를 하는데 흥할 브런치는 내가아픈데 쓰라고 쓰라고 문자 계속 뜨고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골골 죽어가 면서 마지막 작품 남기는 대가처럼 레시피글을 하나 쓰고 좀 움직여야 할 것 같아서 다들 잠든 집안을 돌아다니다가 동생 베짱이 도시락을 싸고 가족들의 구박을 한껏 받으면서 아침시간을 보냈다.
하루 종일 집에 있는 것 잘 못하는 나는 오후가 되자 외출하신 엄마를 찾아 이마트에서 만나자 해서 이마트 외출을 감행했고 이마트 쇼핑을 끝내자 베짱이가 꽃구경하자고 퇴근길에 전화가 와서 꽃구경을 나섰다.
아직은 만개는 아니고 나름 이쁜 꽃과 빛나는 햇살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는데 엄마의 폭풍 같은 잔소리에 머리가 너덜너덜 해져서 하지만 나름 행복해서 "엄마 봄날같이 엄마를 사랑해"하고 조용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