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조국 논자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원칙 없는 '감정적 공정'

by 남재준

조국 사면 건을 보고 있으면 우리 사회가 비판의 마음과 사안을 얼마나 잘 못 다루는지, 감정적으로 휘발시키고 근치(根治)는 도통 없는지가 보인다.


조국을 옹호하는 자들은 아직도 조국의 개인적 억울함 내지 사법 절차의 과도함 등을 들어 사면론을 펴되 마음 속으로는 결국 그가 더 크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면 조국을 서로 다른 차원에서 비난하던 두 세력은 어디로 갔는가?


한편으로는 자유한국당과 기성 보수 진영이 사회적 위선이나 진보 기득권을 내세웠고, 다른 한편으로는 불공정에 대한 분노로 20대 명문대생들이 거리로 나왔었다.


이자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가?


조국이 국정농단을 해 재평가도 되지 않는 최순실의 급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민주당조차 옹호하지 못할 정도로 나락으로 갔다면, 그 사태 이후 고작 5년 여가 지나 재판도 유죄로 굳어 가고 있는 상황에 비례 정당으로 그렇게 크게 독자적으로 성공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윤석열 정권 심판 여론을 감안하더라도, 더불어민주연합이라는 선택지도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조국 사태는 본래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시작했고, 정치적으로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신임을 받던 직전의 최측근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공세이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흠집 내기 이상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사태가 커진 것 자체는 일정 부분 타당성이 있었다.


조국이라는 인물 자체가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면서도 정작 자기자신이 그 안에 있는 기득권임에는 의도적으로 무지하며, 동시에 사회의 큰 문제에 대한 의식에는 밝지만 냉철하고 구체적인 현실 의식은 없는 민주진보진영 인사들의 의의와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래서 그 당시에 민주당이 '개인과 가족에 대해 그렇게까지',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 등으로 감싸고 돌기만 한 것도, 자유한국당 등이 '진보 진영과 문재인 정권의 위선'이라고 난리를 친 것도, 20대 일부가 '절차적 불공정에 대한 분노'라고 길길이 날뛴 것도 전부 빙산의 일각이었고 대한민국의 모두가 코끼리를 만진 시각장애인들과 같았다.


그나마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정당과 시민사회가 제일 사안을 다루는 본질과 의의를 제일 잘 캐치하긴 했다. (다만 그들도 완전한 면죄부를 받지 못할 것이, 이때부터 윤석열 정부 때까지 계속 그랬듯, '보수궤멸'의 대의 아래 이자들은 민주당과 연관된 문제와 현안에 대해 모호한 태도로 갈팡질팡하다가 자멸했다. 그렇게 망하고도..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에 대한 권영국의 다소 온건한 태도를 기억하라.)


이 사태는 단지 조국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대학교수 등 사회경제적 기득권이 수시 등 현행 입시제도에서 부와 명예 등 희소자원의 대물림에 유리한 구조와 문화가 현실이라는 데 문제가 있으며, 이를 개혁해내야 한다는 것에 진정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이게 없이는 문재인 정부 끌어내리기건, 검찰개혁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건, 조국 부부가 유죄건 아니건 결국 다 무의미한 일이었다.


결국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은근슬쩍 조국은 다시 정치권력으로 돌아왔다가 결국 유죄-실형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는 사면론까지 나온다.


그 당시 '대명천지에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식으로, '희대의 사회 비리'라던 사람들은 전부 다 어디로 갔나?


결국 검찰개혁만 남고(그것도 이제는 그 방향성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진정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교육 등에서의 사회구조개혁과 사회적 적폐청산 등은 여전히 아무런 말도 없다.


그 당시 자신들이 정의라고 외쳐댔던 20대들은 아무 말이 없다.


보수정당도 자기 앞가림하기 바빠 보인다.


최근 조국 문제에 대한 별다른 반향이 없음은, 원칙이 아니라 애초에 '조국을 통해 문재인 끌어내리기', '조민의 입시 비리에 대한 지엽적 불공정에 대한 응보'라는 일시적 이해가 맞아떨어진 자들의 오월동주 비스무리한 것이었음을 방증한다.


20대들의 경우, 자신들의 말대로 '정치적 의도가 없으니' 조국과 그 가족이 대가를 치렀으니 이것으로 끝인가?


세상이 다시 '공정하게' 돌아온건가?


이렇게 물어보면 또 아니라고 할 것이다.


완전히 뒤죽박죽이 되어서 그들은 대답도 못 할 것이다.


한심한 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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