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과 Humane

by 남재준

Human과 Humane.

딱 한 자 차이로 뜻이 다르다.

전자는 인간, 후자는 인도적인.

전자는 사실을, 후자는 가치를 의미한다.

두 단어 모두 라틴어 단어 hūmānus를 어원으로 한다.

본래 이 단어는 '인간다운'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서양고대에는 객관적 존재로서의 인간과 주관적으로 인간이 갖추어야 할 가치가 분리되어 이해되지 않은 것이 아닐까?

공화와 시민적 덕성이 강조된 고대 그리스 아테네와 인간이 사회적 동물임을 역설한 아리스토텔레스를 떠올려 보면 이상하지는 않다.

그러나 인간찬가는 오래 가지 못한 것 같다.

이민족들의 유입과 기독교의 신 중심 세계관의 지배 등이 점철된 중세를 지나 르네상스 즉 고대의 인간 중심 문화를 되살리고자 하는 과정에서 인간다움의 독자성이 더 강조된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은 가장 잔인한 범죄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를 수 있다.

그것도 객관적으로는 인간다움의 일부이다.

필요 이상의 잔인함을 보이기도 하는데, 그것도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고등 지능의 보유자로서의 인간다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다움은 당위ㆍ가치의 차원에서 볼 때에는 당연히 공감ㆍ자비ㆍ배려 등을 지향한다.

인지하고 얻고 행하는 것이 어려움을 알고, 또 인간다움의 양면은 글자 하나의 차이처럼 종잇장과 같이 얇다는 것을 우리는 어쩌면 이미 알지도 모르겠다.

Human과 Humane을 우연히 보며 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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