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높은 나무 끝에서 살랑거렸습니다.
아직 쌀쌀한 아침.
안개비.
저는 곁가지 오솔길로 굳은 발을 뗐습니다.
구부정한 소나무 사이로
흐린 그림자가 서글프게 뒷걸음칩니다.
당신을 찾아 헤맨 혼란이 점점 또렷이
눈앞에 파고를 만듭니다.
살짝 주름진 입가의 미소로
고개를 돌리지만
결국 다갈색 뺨에 난 두 줄기 자국.
당신은 내게
차가우면서도 따스하고
까끌까끌하면서도 부드러웠습니다.
붉은 그리움이 자꾸 눈을 물들입니다.
실험적인 문장 해체와 통속적인 이야기까지 아우르는 자유분방한 소설가. AI 발전에 대한 두려움과 인간 예술의 소멸이라는 주제로, 파편화된 서사와 실험적 언어를 구현하고자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