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 Soul Child- 숨결 (Breath)

음악, 상념

by 남킹

https://youtu.be/CmeIWZub6y8

손님이 이제 막 도착한 것이다. 최소 30, 40분 정도의 수속을 마치면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어폰을 빼 주머니에 쑤셔 넣고, 커피를 한잔 더 주문한 뒤, 일회용 컵을 든 채, 2층 입국장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아직 여유가 있으므로, 나는 담배를 피우기 위하여 바깥 택시 승강장으로 나갔다. 벽감처럼 움푹 들어간 흡연구역에는 땅딸막한 중년의 남자들이, 자신들이 조잡하게 만든 것 같은 담배를 피우며, 큰 소리로 떠들고 있었다.


그들은 믿을 수 없이 따뜻하고 햇빛으로 가득한 4월의 독일 날씨를 찬양하더니, 곧바로 우중충하고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었던 지난겨울에 대하여 과한 표정으로 킬킬거리며 넌더리를 쳤다. 한쪽 벽면에는 어지럽게 세워놓은 그들의 짐들이 보였다. 그 위로 선명한 햇살이 사금파리 모양으로 달라붙어 있었다.


나는 그들과 그들의 짐을 피하여 창가 쪽으로 바싹 다가서서 담뱃불을 붙였다. 그리고 줄곧 열려있는 귀에, 어쩔 수 없이 들려오는 그들의 소음을 상쇄하기 위하여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켰다. <Mad Soul Child>의 <Breath>가 흘러나왔다. 안나의 USB에 있던 곡이다. 그녀는 음악 취향 따위는 없다고 말했다.


"그냥 무작위로 음악방송 같은 걸 들어요. 다 좋으니까요. 가볍게 듣는 거죠. 뭐." 그녀는 겨울의 끄트머리에 선 어느 맑은 날, 사무실 옆, <피닉스>라고 이름 지어진 공원의 나무 벤치에서 나에게 이어폰 한쪽을 내밀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주 마음에 드는 노래가 쏙 들어올 때가 있어요.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요. 그러면 그 노래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운로드 받아요. 그리곤 관련 정보도 알아내죠. 뭐 이를테면, 싱어가 누군지, 가사는 어떻게 되는지, 어느 앨범에 들어있는 것인지, 같은 것들 말이에요. 그리고는 리스트를 만들죠. 나만의 음악 리스트 말이에요."


"그러면 지금 이 노래는?"


"네, 안나의 베스트 음악이죠." 그녀의 감은 눈꺼풀에 푸른 혈관이 선명하게 보였다. 상쾌한 바람이 호두나무 가지를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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