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Clann - I hold you

남킹 에세이 #0026

by 남킹

Clann - I hold you


26 Clann - I hold you.png


kenneth-coffie-n9Q19ILK_pQ-unsplash.jpg
bryam-medeiros-oD5bI97Wig4-unsplash.jpg
kenneth-coffie-RZB_IViilnc-unsplash.jpg
martijn-vonk-BhBsqzyF3f0-unsplash.jpg
dean-milenkovic-qqAcQNJ9gQ0-unsplash.jpg
kenneth-coffie-Og_D_4hLMBo-unsplash.jpg

만남

나는 일하기 싫어하는 작가 지망생이다. 얼굴은 잘생겼다. 그리고 바람기도 많다. 어느 날 채팅으로 알게 된 여인이 나의 글에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녀는 나와 같이 살기를 바란다. 나는 그의 나라로 간다. 독일의 어느 한적한 호숫가 집. 똑같이 생긴 집이 13채가 나란히 있었다. 이상한 점은, 모든 집 차양이 굳게 잠긴 채 아무도 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굴뚝의 연기는 났다. 그 외에는 숲과 허허벌판, 호수뿐이다. 나는 산책에서 일렬로 쭉 늘어선 비석을 발견한다. 그런데 비교적 최근에 세운 것들도 있었다.

천명석은 현대인답게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3개의 만남 앱과 5개의 채팅 앱으로 수십 개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는 그것들을 눈대중으로 빠르게 훑어갔다. 대부분 단문 형식이므로 그 또한 간단한 메시지로 답하며 빠르게 진행했다. 그러다 문득 한 곳에 시선이 꽂혔다.

“무명 작가 양반! 어디 당신 작품 좀 볼까요?” 그의 프로필 한쪽 귀퉁이에 ‘작가 지망생’이라고 쓰긴 썼지만, 지금까지 이에 반응하는 여인은 거의 없었다. 그는 반가운 마음에 그의 최근 단편 소설 파일을 보냈다. 물론 한글로 쓴 소설이었다. 문제는 상대방이 독일인이라는 것. 번역기를 돌리지 않고는 읽을 수 없을 터. 지금까지 그의 경험으로 미루어보건대, 한글 문학작품의 독일어 번역 앱은 거의 재앙에 가까웠다. 그러므로 그는 큰 기대 없이 다음 메시지로 넘어갔다.

몇 번의 단문 응답 뒤, 바야흐로 그가 기대하던 여인을 발견했다. 동영상 첨부. 그는 은근한 기대감으로, 볼륨을 살짝 줄이고 영상을 틀었다. 조잡한 화면에 소리도 거칠었지만, 틀림없이 그녀의 중요 부위를 촬영한 영상. 1분도 채 되지 않았지만, 그는 왠지 모르게 이런 사진이나 영상을 받을 때마다 자긍심을 느끼곤 하였다.

“오, 정말이지 멋진 영상입니다.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여자. 저는 당신을 빨리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내 사랑!” 그는 뻔한 거짓말을 상대방에게 날리며 그가 최근에 찍은 멋진 몸매의 셀프 사진을 몇 장 보냈다. 그리고 그녀의 응답을 기다리는 사이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출근 준비를 서둘렀다.

그는 코딱지만 한 토요타를 몰고 회사로 향했다.

그는 최근에 폴란드에서 독일로 건너왔다.

그는 직장을 싫어했다.

그의 관심은 오직 하나. 여자와 소설이었다.

그는 올해 이미 사십이 되었지만, 여전히 미혼의 삶을 즐겼다. 그는 마치 이 세상의 모든 여인을 품을 때까지 돌아다니다 죽을 요령으로 살았다.

그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노후 보장용이었다.

- 채팅

독일

사랑

2. 의문

글쓰기

경고판

거짓말

의문의 집

3. 갈등

실망

재촉

노력

완성

4. 화해

데이트

독일 출판

싫증

감시

5. 느낌

갇힌 느낌

다른 이도 갇혀있다.

미쉘 킹 컬렉션의 비밀

계획

6. 탈출

화재

필사의 탈출

운전

대사관

7. 미쉘

암살

알프스

모든 것은 사라짐

미쉘 킹 컬렉션에 자신의 책을 발견.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Kwoon - 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