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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모 Nov 21. 2024

이 시대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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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를테면, 이 시대는 초면의 유령처럼 낯설었어 사랑은 접속사가 없고 희망은 희망이 없어서 거리마다 노인이 골방에서 혼자 죽고 젊은이는 석연치 않게 아이들은 영문도 모르고 죽어갔지  

   꿀꿀이죽이 된 세상, 에곤 실레처럼 메마르고 병색이 완연해서 백밀러에는 생기 없는 결말만이 낭자했어 마치 북극해의 툰드라에서 순록의 영혼이 콧김으로 빠져나가던 것 같이 

    

   슬픔이란 가족력 같은 것, 제 몸을 부딪쳐 종을 울리던 작은새는 숨만 겨우 붙어 클락션 소리에 떠밀려 갔어 장렬한 레퀴엠 단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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