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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모 Nov 20. 2024

성수동은 잘 있는지



그래 거기 성수동은 잘 있는지

레미콘 공장에서 자갈을 비비던 인부들 

붉은 벽돌 물류창고에서 비를 맞던 슬레트 지붕 

몽유병처럼 밤샘작업을 마친 핏발 선 눈동자

세수도 없이 61번 버스를 타러 떠나면  

염색공장 흰 개도 목줄을 끌어 배웅을 하고 

갈비골목에 퍼지던 달콤한 탄내도 

면접을 보려고 수제화를 맞추던 부푼 두 발바닥도 

연무장길을 가는 여공들의 꽁무니를 

은근하게 따라붙기만 하던 순진한 흑심까지

내내 안녕들 한지 마침내 구겨졌는지 


사진 찍기 바쁜 기름때 흥건한 거리에서

늙은 제대군인처럼 멀어져 간 브루클린의 기억들

무심코 누가 모르는 어깨를 부딪혀오면

뭔가 두고 온 이 생각날 것만 같아서

우리들은 차가운 소주를 하나씩 들고 

뚝섬에 앉아 돼지껍데기를 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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