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어떤 시

화장(花葬)

by 남모



시시한 계절에 아버지 가셨죠

부추꽃처럼 시든 사내의 마지막

거창한 이유 같은 건 없었어요

링거줄을 붙잡고

힘없이 몰아쉬던 마른 숨소리

내 마음 흙담 무너지는 소리

어화넘차 어화넘

먼데 새벽 종달이 우네요

작은 항아리에 담긴 이승의 흔적

불에 데일 듯 뜨거웠는데

나보다 더 큰 슬픔이란 건

모든 속절없는 것들이겠죠

돌아보지 말고 가세요

선운사 언저리의 동백

붉은 그것은 왜 꽃송이째 낙화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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