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계절에 아버지 가셨죠
부추꽃처럼 시든 사내의 마지막
거창한 이유 같은 건 없었어요
링거줄을 붙잡고
힘없이 몰아쉬던 마른 숨소리
내 마음 흙담 무너지는 소리
어화넘차 어화넘
먼데 새벽 종달이 우네요
작은 항아리에 담긴 이승의 흔적
불에 데일 듯 뜨거웠는데
나보다 더 큰 슬픔이란 건
모든 속절없는 것들이겠죠
돌아보지 말고 가세요
선운사 언저리의 동백
붉은 그것은 왜 꽃송이째 낙화하는지
시와 산문, 그리고 문학적 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