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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Jul 06. 2017

아빠들을 위한 여행지 특선

3편, 아빠들을 위한 A/S 차원으로 드리는 팁이라고나 할까요?

지난 2편에서 어디로 떠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글을 써놓고 나서, 이 정도면 마음에 든다며 뿌듯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는데요. 주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어디로 가야할 지 알려준다면서, 이번에도 '마나님' 좋아하는 곳으로 떠나라고만 하면 어쩌자는 것이냐? 하는 불만이 다수 접수되었습니다.


저는 독자 여러분들의 불만에 대해 철저히 A/S를 제공하는 Andy군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준비한 특집, "아빠들을 위한 여행지 특선"입니다.



먼저, 아빠는 어디로 떠나고 싶어할까요?


엄마가 좋아하는 여행지를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사람마다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첫번째는 깨끗한 숙박 시설과 깔끔한 식사, 두번째는 아이의 교육과 정서 함양에 좋은 명소가 있는가, 셋째로 사진을 찍었을 때 멋지게 나오는 핫플레이스가 있는가 하는 겁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결정요소는 '옆집 철이 엄마가 좋다고 하던 곳'과 '아이와 같은 반 영희 엄마가 지난 여름에 다녀왔다는 그 곳'입니다. (그래서, 남편들은 절대로 아내가 "어디로 여행갈지 당신이 좀 알아보라"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여행명소마다 한국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는 이유는 아줌마들의 입소문 때문이라는 말을 무시할 수는 없는게 이런 이유입니다.


정리하면, 엄마들이 이런 결정을 하는데는 '우리 아이에게 남들이 하는 것은 다해주고 싶은 마음', 즉, 남부럽지 않게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욕심과 아직은 잃지 않은 소녀적 감성이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여보님께서는 그런 이유로 예산 따위는 절대 고려를 하지 않으시고, 여행지를 선택하시는 대인배시랍니다. (통장 사정 따위 절대 고려사항에 포함하지 않으시거든요.)


그렇다면, 아빠가 좋아하는 여행지는 어떤 곳일까요? 아빠가 상상하는 최고의 여행이란 어떤 걸까요?


첫번째는 '혼자 떠나는 여행'입니다. '이건 또 뭐야?' 하시겠지만, 1편에서 이야기드렸던 '숫사자'의 DNA를 혹시 기억하시는지요? 수컷이란 동물은 혼자 있는 것을 천성적으로 좋아합니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빠에게는 원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죠. (너무 잔인한 것 아니냐 하실지 모르지만, 양심에 손을 얹어 보세요. 혼자 떠나고 싶잖아요!) 그래서, 아빠라는 동물은 학습이 필요하다고 누차 말씀드렸습니다. 가족과 떠나는 여행은 아빠에겐 '보약'보다 더 효험이 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시면 다시 1편을 보세요)

아빠는 그냥 혼자 떠나고 싶다. 아무것도 안하고~~


두번째는 '혼자 남는 여행'입니다. '아니, 이건 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하시겠죠? 엄마와 아이들이 3박 5일로 싱가포르 여행을 떠났습니다. 아빠에게는 5일의 휴가가 생겼습니다. 아니 우리집이 갑자기 세상에서 가장 편한 휴양지가 되었습니다. (최근에 블리자드사가 공개한 유명한 광고가 있으니, 보시면 금세 이해가 되실 겁니다. https://youtu.be/T-uUMbZTjXc , 출처 - YouTube / BlizzardKorea )


혹시 엄마들께서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남편에게 아이들을 데리고 일주일 정도 여행을 다녀올테니, 면세점에서 명품백을 하나 사달라고 아빠에게 말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장기를 팔아서라도 돈을 마련해 오려는 아빠들이 꽤 많을껄요? 그렇다해도 아빠들을 구박하진 말아주세요. 몇 번을 말씀드리지만, 진화가 덜 되어서 그렇습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래요. 남자들이 다 그렇죠.)


자, 여기서 다시 한 번 강조드립니다만, 아빠 여러분, 혼자 있으려고 하지 마세요. 나중에 독거노인으로 늙어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반쯤은 아빠의 진심, 반쯤은 저의 장난스러운 관점이 보태어진 이야기였는데요. 아빠들이 아이와 떠나기에 좋은 여행지를 하나씩 장소를 소개하면서 알려드릴게요. (이제 장난 그만하겠습니다.)



첫번째 추천, 자그마한 농원이나 체험 농장, 집에서 멀리 떠나지 않아요.


아빠와 엄마가 아이와 여행을 시작할 때,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아이의 컨디션입니다. 이동거리가 길고, 동선이 어지럽게 짜여져 있는 여행보다는 집에서 가깝고, 아이가 흥미로워 할 수 있는 곳을 고르는게 좋습니다. 아이의 여행 경험이 많아짐에 따라 100km 정도 단위로 여행지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적당했습니다만, 개인차가 있으니 가까운 곳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세요. 무리한 여행지 선택은 아이도 피곤하고 짜증내게 되고, 여행 자체를 아이가 멀리하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절대 욕심부리시지 않으셔야 합니다.)


요즘은 집 가까운 곳에 자그마한 체험농장이 하나씩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딸기 농장이나 블루베리 농장 체험 프로그램을 방문하는 겁니다. 아이들이 수확한 딸기를 직접 잼으로 만들어서 가져갈 수도 있고, 요즘은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계절에 따라 연날리기나 동물 먹이주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도 많습니다. (육아 카페에 관련 정보는 많으니, 농장 체험은 엄마에게 검색을 맡기세요.)


딸기를 수확해오면, 직접 잼으로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어요. (논산 딸기 체험농장에서)


저희 회사의 경우에는 결연을 맺은 농촌자매마을이 있어서, 아이와 함께 농촌체험도 하면서, 고구마도 캐고, 인절미도 만들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답니다. 혹시 회사나 지자체에서 후원하고 있는 농촌마을이 있다면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왕복 교통편을 지원받을 수 있는 경우도 많아 편리합니다.


아이가 직접 체험하면서 무언가 만들어서 돌아오는 경험은 아이에게 무의식 중에 여행이란 무엇인가를 얻게 된다는 점을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더구나 직접 만들고 오감을 자극하기 때문에 엄마들도 매우 선호하는 코스입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한 때 불었던 EQ 열풍이라는 것도 한 몫을 했죠) 그리고, 아빠들에게 좋은 점은 '무엇을 해야할까?'하는 고민이 필요없다는 점입니다. 아빠는 운전을 하고, 아이들을 안전하고 다치지 않게 쫓아다니기만 해도 만점짜리 아빠가 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추천, 예능에서 배우는 여행의 진리, 하루에 한 두곳만 방문하세요.


아이가 장거리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면, 1박 혹은 2박 이상의 일정을 떠나게 됩니다. 그렇다는 얘기는 둘러보아야 할 곳이 점점 많아진다는 얘기죠. 그럴 때 하게 되는 가장 큰 무리수가 바로 '본전을 뽑겠다'는 생각입니다. 이왕 시간과 돈을 들여 멀리까지 왔으니, 이것저것 아이에게 다 보여주고 싶어지는 것이 부모의 욕심입니다. 그런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이래서는 하나만 제대로 둘러보는 것만도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요즘 뜨고 있는 '뭉치면 뜬다'(JTBC 패키지 여행 예능 프로그램)의 "평생에 한 번 가고 다시는 안 갈 곳이라면 패키지가 진리, 언제고 다시 찾을 곳이라면 자유여행이죠."라는 말마따나, 국내 여행은 몇 번이고 언젠가 아이와 다시 찾아도 되고, 성인이 되어서 찾아와도 됩니다. 엄마와 아빠가 욕심내지 않고 하루에 한 곳이나 두 곳을 찾도록 일정을 짜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뜨고 있는 '알쓸신잡'(알고 보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의 준말, tvN 정체불명 예능)에서는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 그리고 MC유희열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기 보다는 두서너 곳의 명소를 찾아, 숨겨진 역사와 풍경, 음식 등에 관한 깊은 얘기를 풀어냅니다. (물론 쓸데없는 지식들이 산더미로 발굴되는 재미로 보는 프로그램이지만...) 많은 곳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여행의 맛과 멋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였고, 오히려 오랜 시간을 들여 박물관도 둘러보고, 거리도 걸어보는 것이 좋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여수 벽화마을은 방문객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고, 사진 촬영에 최적이다.


그런 면에서 가장 추천드리는 곳은 바로 '여수'와 '순천'입니다. 여수는 엑스포를 치르면서 기존의 전시/관람시설을 그대로 갖추고 있고, 내로라하는 수족관을 보유하고 있어서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그리고, 거북선대교 주변으로 고소동 벽화마을에는 사진찍기 좋은 풍경도 있어서 하루에 이 두 곳을 방문하면 시간을 활용하기 좋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순천만으로 이동해서 습지의 멋진 풍경사진도 찍고, 국제정원박람회가 있었던 순천만국가정원을 거닐다 보면 2박 3일의 코스가 잘 정리가 됩니다. 


이 곳을 아빠들에게 추천드리는 이유는 한 곳 한 곳 둘러보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가 되지만, 아이들이 집중할만한 재미난 요소와 빼어난 풍경이 적재적소에 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면, 현지에서의 방문장소를 최소화함으로써 아빠의 체력적인 부담을 낮출 수 있거든요. 그리고, 아빠의 체력이 중요한 이유는 나중에 설명드리겠지만, 아이의 컨디션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아이의 컨디션 만큼이나, 자신의 몸상태를 잘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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