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하는 '골반 통신'을 아세요?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용 ai: Sora
유행은 언제나 밀물처럼 밀려와 해변을 점령한 후 가차 없이 빠져나간다. 그다음에는? 또 다른 파도가 찾아와 다시 해변을 점령하겠지. 앞선 트렌드가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우리는 이 간단한 사실을 알면서 항상 파도에 휩쓸리곤 한다. 플랫폼 알고리즘 발달로 취향의 파편화가 진행된 세상임에도. 아니. 오히려 소수로 갈라지고 흩어진 우리라서 유행에 더 집중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 공감대에 목마르다.
어쩌면 우리가 그래서 지인에게 릴스를 보내나 보다. 우리의 관심사가 같고, 개그 코드가 같고, 너와 나는 비슷한 부류의 사람임을 확인받고 싶어서.
숏폼 밈을 설명하는 글 서두가 참 길기도 하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밈이 등장하고 우리는 열심히 그걸 보고, 공유하고 따라 한다는 건데.
숏폼 밈(meme): 인기 많은 영상을 개별 유저가 재해석해 개시하는 일이 잦으면, 폭발적으로 확산해 트렌드가 된다.
그럼 2025년 10월 말. 지금 가장 유행하는 밈은 뭘까? 어쩌면 이미 한 박자 늦었을 수도 있지만, 난 골반 통신을 꼽겠다.
https://youtube.com/shorts/0nqK0oeVf8Q?si=CyEfjd6ZXUagfwJY
위 영상은 유튜브 쇼츠에서 가져왔지만, 인스타그램에서는 진작 1,000만 뷰를 넘겼다. 무수한 챌린지 영상을 동반했다는 뜻이다. 현재 골반 통신이 얼마나 인기냐면, 인기 캐릭터도 따라 하고 아이돌도 따라 하며 크리에이터들도 왕왕 따라 한다. 심지어 해외에서도 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음은 그 사례다.
https://youtube.com/shorts/-YkpPPhyg9A?si=stu7Rr_CoYls04hk
https://youtube.com/shorts/BKDBX8-YHQk?si=sklTXirPTWMuk0-M
해당 유행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유튜브 보다는 인스타에서 검색하시길 추천드린다. 더 많은 결과물을 확인하실 수 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사실, 나는 이게 왜 웃긴 건지 모르겠다. 어쩐지 200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상황과 구성 때문일까? 물론, 해당 밈은 확산하는 숏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영상이 끝나도 머릿속을 맴도는 상황과 음악을 가졌으며 따라 찍기 쉽다. 그래도 여전히 머리로는 이게 왜 재미있는 영상인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내 공감 여부와 별개로 골반 통신 영상의 가치는 인정받아야 한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숏폼 포맷을 만들어 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해당 밈을 만들어 낸 크리에이터 퐁귀 님은 릴스 발행을 100개 가깝게 하다가 골반 통신 밈을 만드신 거더라. 역시 꾸준함이 이긴다.
아무튼, 직접 쓴 웹소설을 팔기 위해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가 되기로 한 나는 숏폼 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속도감 있게 콘텐츠를 발행할 수 없다. 숏폼 크리에이터가 되려면 일주일에 최소 2회는 숏폼을 발행해야 하는데, 주 1회면 몰라도 2회나 캐릭터의 성격과 매력이 드러나는 영상을 장기간 만드는 건 무리다.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난 크리에이터 정서불안 김햄찌 님이 아니다. 지극히 평범한 웹소설 작가다.
그렇다고 ai로 만든 내 캐릭터로 지금 당장 골반 춤을 추게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제 와 유행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높은 뷰를 얻을 자신감이 내겐 없다. 이번 유행이 캐릭터 설정에 안 맞기도 하고.
다행히 숏폼 세상에는 지나간 유행이 많다. 심지어 누군가는 이제야 그 유행을 접한다. 나는 그중 지금도 명맥을 이어 와 내게 만족스러운 뷰를 줄 법한 밈만 쓸 거다. 어디까지나 내 계정의 페르소나에 맞는 포맷으로. 그래야 조회수를 건질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리고 그 결과가 40만 뷰였다. 이 글에서 공개했던 30만 뷰 영상이 40만으로 상승했다는 뜻이다. 나는 아직 인스타그램 팔로워 100명도 못 모았는데.
그럼 다음 편부터는 필자가 효과 본 밈을 하나하나 톺아보자. 당신께서 지금 당장 숏폼으로 만들 수 있게.
이제 긴 튜토리얼은 끝났다. 지금부터는 한 편 한 편 만들면서 실전으로 배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