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고 흔들릴 때 잠시 멈춰서는 법
아프고 흔들릴 때 잠시 멈춰서는 법
요즘 회사에서 '변곡점'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처음에 사용할 때는 어딘가 어색했는데 자주 사용하다 보니 꽤 익숙해졌다.
주로 'AI 시대를 맞아 기술의 변곡점에 이르렀다'는 문장에서 인용되는데 이는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 혁신’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기존과 차원이 다른 혁신. 나는 요즘 내 인생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병과 함께 사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몸의 고통과 불편함도 있지만 병과 함께 몰려오는 불안, 두려움, 좌절감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일도 무척 어렵다.
버티는 것만 해도 용하고 칭찬해야 할 일이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이대로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지금껏 살아온 방식대로 살아간다면 이와 같은 병이 또 생기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먹는 음식이나 운동 시간을 포함한 생활 습관을 수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기존의 ‘나’가 아닌 다른 차원의 ‘나‘가 되어야 지금처럼 ’ 자가면역질환‘과 멀어지지 않을까.
우선, 나를 탓하는 태도를 멈춰야 한다. 이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며칠 전 팀원이 그만둔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내 탓이 아닐까부터 생각했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교만한 태도다.
내가 노력한다고 해도 바뀔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 나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계속 내 탓을 하면서 나를 억울하게 만들지 말자.
대신 내 마음에 조금 더 귀 기울여보기로 한다. 이제부터 내 마음이 1순위.
내 마음이 하기 싫어한다면 과감하게 패스하자. 내가 하고 싶어 한다면 용감하게 해 보자.
사실 너무 당연한 부분이지만 자기 마음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동 바이패스했던 사람으로서 이 부분은 세심한 관찰과 주의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태도에 대해 "왜 저랄까"를 묻지 않기로 한다. 이 질문은 정말 답도 없다.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사람의 의도, 태도, 진심을 해석하는 대신 사실과 행동만 보자. 답도 없는 것을 해석해 내느라 에너지를 쓰는 일은 이제 멈추자.
모든 사람을 신뢰하는 어린이와 같은 태도도 재수정한다. 사람과의 관계가 모 아니면 도로 지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사람과의 신뢰 관계에도 여러 단계가 있고 단계가 성숙해 가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것을 잊지 말자.
이 부분은 나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위해서도 중요한 지점이다.
최근 매우 값진 대화 스킬을 알게 되었다. “오해하지 말고 들어“라는 말을 하지 않기로 한다.
말에는 의도와 영향이 있다. 말하는 사람의 의도가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듣는 사람의 성격 상황 경험에 따라 그 의도는 다양한 모습을 띄게 되어 다양한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말하는 사람의 관점에서는 듣는 사람이 ‘오해‘하는 것을 종종 본다.
이럴 때는 듣는 사람의 ‘오해’를 먼저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 그 후 의도를 다시 설명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많은 오해와 설전, 감정싸움을 하지 않을 수 있다.
사람은 응당 자기 자신에 대해서 다른 사람보다 잘 알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깊이 고민하면서 들여다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몸이 아프면서 나 자신에 대해 많이 관찰하고 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어쩌면 나 자신에 대해 이렇게 몰랐을까 싶을 정도로 나 자신이 새롭다.
어쩐지 이 병을 앓고 지나가면, 나는 기존과는 매우 다른 사람, 좀 더 내 맘에 드는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