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무산책 Sep 21. 2019

가을, 시간  


잠시 들렀던 곳
봄에 아내를 잃었다는 그분의 공간에선
김광석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프랑스 한 복판에서 흘러나오던 선율에
나도 모르게 같이, 몇 소절을 흥얼거린다.
 
저 노래를 듣고 있는 그분의 마음이
파란 하늘에 닿아 흩어지고 있었다.
 

오랜만에 우연히 만난 친구
그녀는 현재 이혼 중이라고 했다.
 
반가움에 미소 지으면서도 
이내 남편 얘기에 눈물을 글썽이던 그녀
우리는 함께 따뜻한 차를 마셨고
웃음 지었고 서로를 안아주었다.
 
 
한주의 마지막 날
퇴근길의 남편과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더욱 피곤해 보인다.
 
소박하고 따뜻한 밥상을 지어
함께 저녁을 먹고 함께 웃는다.
 
그리고 저녁상을 치우고 슬쩍 안아본다. 
고단해 보이던 남편의 허리를. 
사람이 안 하던 짓을 할 때도 있는 법
아무리 무뚝뚝한 아내이고 엄마지만
 
오늘만큼은 남편을 아들처럼 
꼬옥 안아주고 싶었다. 
그 틈새로 달려와 쏘옥 안기던 아이
세 명이 합체가 되어 오랜만에
꽉 안아본다.

지금이. 마지막인 듯
 
아이가 잠든 밤
낮에 들었던 김광석 노래를 들어본다.
예기치 않게 터져버린 눈물바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다는 생각

 
가을이 왔고 곧 겨울이 올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언제나 남는 건
 
내가 지금 보낸 현재
 
어쩌면 길고 긴 인생이 아니라 
실은 찰나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삶

소중한 것들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니



슈만, < 어린이의 정경 중 꿈

음원출처 : http://bitly.kr/VjypbgX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