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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산 Aug 09. 2023

어머나! 브런치, 이게 뭐예요?

#1

예전에 브런치에서 아무리 글을 써도 공모전에 당선되거나 출판사 연락 받는 거 말곤 수입원이 전혀 없다는 글을 썼던 바 있다. 장기적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만드는 외부 요인이 부족하며, 오로지 작가 본인의 의지로만 도 닦듯이 글을 써 내려가야 한다고. 아니면 신기루 같은 공모전 당선으로 희망 고문당하거나. 적어도 난 그런 취급 당하는 게 싫다는 글이었다.


한편으론 그런 군더더기가 없는 담백함과 순수함이 좋아서 브런치를 사랑했던 작가님도 계신다. 나도 브런치가 돈이 안 되니 광고쟁이가 상대적으로 적어 좋았다. 또한,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내 맘대로 글 쓰는 게 편하기도 했다.


요컨대, 사람의 취향은 다양하므로 브런치가 어느 방향으로 가든 환호와 불만이 공존할 것이다. 이번 '응원하기' 베타 테스트도 그렇다. 일단 난 브런치가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이 좋다. 적어도 버리는 플랫폼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으니까.


사실 브런치가 시도한 작가 보상제도는 '응원하기'가 처음은 아니다. 전에 '카카오뷰'라고 뭐 이상한 게 하나 있긴 했다. 난 마음에 안 들었지만.



#2

그래서 오늘 발표한 부분 유료화 (후원) 제도를 퇴근 후 급히 살펴보았다. 일단 내 첫인상은 이렇다.


'이거 완전 웹툰 플랫폼 형태 아냐?'


마치 후원이 중요한 기능처럼 소개하는데, 솔직히 내가 이걸로 돈 벌 거라는 기대는 안 한다. 유료지만 현재로선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니까. 따라서 후원보단 '브런치의 급 나누기'가 훨씬 중요해 보였다. 브런치도 오래되었고 '브런치 작가'도 너무 많아지니, 급기야 '브런치 작가 of 브런치 작가'를 선정하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느낌? 딱 이렇다.


일반(?) 브런치 작가 = 도전 웹툰

스토리 크리에이터 = 베스트 도전 웹툰

오늘의 연재 작품 = 요일별 정식 웹툰


난 '응원하기'가 없어도 좋으니 '오늘의 연재 작품'에 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저도 뽑아만 주시면 주 1회 잘 쓸 수 있어용♡


현재 시범 운영 중이기 때문에 후원은 '오늘의 연재 작품'에만 할 수 있다. 그리고 반응을 봐서 '스토리 크리에이터'까지 확장한다고 한다. 일단 내가 '오늘의 연재 작품'에 들지 않았다고 '승자 독식'이니 뭐니 하는 불만은 잠시 내려놓자. 아직 테스트 단계다. 얼마나 급히 열었길래 수/목 빼곤 텅텅 비었을까... 안쓰러워 보일 정도다. 다시 말하지만, 저도 뽑아만 주시면 주 1회 잘 쓸 수 있어용♡


요즘 웹툰 플랫폼이 '베스트 도전 웹툰'도 수익 창출이 가능하게 시도하고 있으므로, 결국 브런치도 이와 비슷하게 가는 것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정식 웹툰에 올라갈 정도면 플랫폼에서 직접 원고료 주지 않나? 브런치는 왜 '응원하기'로 돈을 받으라 하는지 좀 의아하다. 브런치가 웹툰보다 돈이 안 되어서 그런 걸까...


일단 텅텅 비어있는 '오늘의 연재 작품'을 보니 초기 웹툰 플랫폼처럼 기회의 땅으로 보인다. 마침 공모전도 있고 하니 적극적으로 어필해 봐도 좋을 듯하다.


#3

근데 '베스트 도전 웹툰' 입성에 비견할 만한 스토리 크리에이터는 어떻게 되는 거지?


...라고 찾아보니 난 이미 나도 모르는 사이에 '건강 분야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어 있었다. 솔직히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으니, 예시로 살펴보며 정리해 보았다. 스토리 크리에이터의 선정 조건은 4가지라고 공지되어 있다.


1. 전문성
→ 분명한 주제로 전달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나요?

2. 영향력
→ 구독자 수 100명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나요?

3. 활동성
→ 최근 3개월 동안 12개 이상의 글을 발행했나요?

4. 공신력
→ 대표 창작 분야에서 공적인 신뢰를 얻고 있나요?


이 중 1번과 4번은 내가 '의사'로 '의료(브런치는 의료라는 주제가 없고 건강으로 분류)' 관련 글을 쓰기 때문인 것 같다. 내게는 비교적 직관적이고 쉬운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3번은 공모전 낙방 후 의기소침해져 잠시 브런치 활동을 쉬기도 했는데, 최근 3개월은 다시 의욕적으로 글을 써서 그런 것 같다.


난 2번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 이게 표현이 좀 이상한 것 같다. '구독자 수가 100명 이상일 것'은 알겠는데, '증가하고 있나요?'는 뭔가 계속 진행형인 것 같아 묘하게 불길하다. 왜냐면 스토리 크리에이터 선정 조건 아래 보험 규정 마냥 작은 글씨로 적혀 있는 중요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 크리에이터 선정 후 취소될 수 있음


아직까진 한번 선정되면 중범죄(?)를 저지르기 전까진 자격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나, '기타 비정상적인 행위'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 예를 들면


1번 → 난 이제 '의사가 쓰는 의료 이야기'만 써야 하는 건가?

2번 → 계속 증가 추세는커녕, 급기야(?) 구독자가 100명 이하로 떨어지면?

3번 → 주 1회 발행이 지쳐서 잠깐 쉬면?

4번 → 내 의사 면허가 박탈되면? (와, 이건 정말 큰일인데!)


이렇게 되어도 스토리 크리에이터 자격이 유지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스토리 크리에이터도 계속 누적되면 또 다른 '브런치 작가'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때 가서 또 다른 감투를 만들긴 어려우니 스토리 크리에이터를 계속 관리할지도 모를 일이다.


참! '구독자 100명' 기준은 크게 연연하지 않는 게 좋다. 스토리 크리에이터 중에 이유는 모르나 구독자가 100명이 안 되는 작가님도 계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쓰는 게 정신 건강에도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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