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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산 Aug 16. 2021

브런치X저작권위원회 공모전 분석

《제13회 공유저작물 창작공모전 2차 - 글 부문》 응모 마감일~발표 전

브런치X저작권위원회 공모전 《제13회 공유저작물 창작공모전 2차 - 글 부문》은 2021년 7월 12일부터 8월 15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이런저런 논란도 많았던 공모전이라 그런지 다른 때보다 뭔가 더 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결과적으로 이 정도면 나름 작가님의 목소리가 통했다고 보는 편입니다.


저는 이전 1차 삽화 부문에 미운 아기오리,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를 주제로 3개의 그림을 응모하였는데, 어쩌다 보니 같은 동화로 마찬가지로 3개의 글을 응모하였습니다. 마치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 모음을 상상하며 나름 재미있게 써본다고 했는데, 보시기에 어땠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글을 써볼수록 잘 쓰기는 참 어렵다는 걸 느낍니다. 나머지 동화인 엄지공주와 눈의 여왕도 SF와 도시괴담을 조합하여 이렇게 써보면 흥미롭겠다 하는 아이디어는 있었는데, 시간이 부족하여 쓰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몇몇 작가분들은 자신의 응모글에 '작가 노트'를 남겨두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도 나름의 생각으로 글을 썼지만 해석은 독자의 자유이니 따로 노트는 남겨놓지 않았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작가 노트도 한 번 써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저의 개인 감상은 이 정도로 하고... 또 분석해보죠.




전에도 정말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이 공모전은 '키워드'를 선택해서 응모하는 방식이다 보니 관련 없는 글에도 키워드를 다신 작가분들이 많았습니다. 1차 삽화 부문 때 보면 '브런치X저작권위원회' 공모전 키워드가 등록된 글은 총 1,384개였습니다. 그중에서 실질적인 응모작품 수는 200개밖에 없었죠. 1,100여 개는 다 허수였는데, 한국저작권위원회는 결과 발표 때 "많은 분들의 관심과 호응 덕분에 총 1,308건의 작품이 접수되었습니다."라고 너무 당당하게 말하더군요. 뭐... 그래요. 해석하기 나름이겠죠.

 

그럼 2차 글 부문은 어땠을까요?


우선 '브런치X저작권위원회' 공모전 키워드가 등록된 글은 총 2,762건이었습니다. 물론 이 글이 전부 안데르센 관련 글은 아닙니다. 작가님의 관심을 받기 위해 공모전을 잘 이용하시는 작가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특히 귀여운 동물 관련 글 올리는 브런치! 스타트업 홍보인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덕분에 잠시 힐링했지만 195개나 되는 글을 전부 안데르센 공모전에 응모한 건 아니겠지요? 와 이거 누가 지나가다 한 번만 클릭해도 하루에 조회수 195건은 그냥 찍겠군요.


제가 전부 다 읽어볼 순 없지만 그래도 나름 공모전 응모글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위해 제목과 미리보기는 모두 읽었습니다. 뭔가 소설인데 제목과 미리보기만으론 안데르센 관련 글인지 알 수 없을 땐 본문을 다 읽어보기도 했어요.


그래서 나름 오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공모전에서 브런치 작가만 참가 가능하다는 것이 논란이 되어 중간에 전 국민이 참가 가능하게 변경되었습니다. 따라서 브런치 외부에서도 참가 가능하므로 (홍보는 것으로 보이나) 통계가 부정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브런치X저작권위원회' 공모전 키워드가 등록된 글은 총 2,762개
그중 실제 공모전 응모작은 934개
그 외 개인 일기, 기타 주제, 홍보 글 등 1,828개

공모전에 실질적으로 참가한 작가 수는 673명


이 중 15명을 뽑는 것이죠. 따라서 경쟁률은 44.86대 1, 당선 확률은 2.23%입니다.


그 외 작가님께서 궁금하실만한 정보를 몇 개 준비하였습니다. 재미 삼아 봐주세요.


1개의 작품을 응모하신 작가님은 559명
2개의 작품을 응모하신 작가님은 71명
3개의 작품을 응모하신 작가님은 19명
4개의 작품을 응모하신 작가님은 7명
5개의 작품을 응모하신 작가님은 9명
6, 7, 8개의 작품을 응모하신 작가님이 각각 1명
9개의 작품을 응모하신 작가님은 2명
10개, 19개, 35개의 작품을 응모하신 작가님이 각각 1명

5개 작품 이상의 경우는 안데르센의 다섯 동화 주제를 다 응모했다기 보단, 하나의 작품을 여러 화에 걸쳐 쓰셨기 때문입니다.
#주제에 따른 분류

엄지공주 142개
미운 아기오리 203개
인어공주 240개
성냥팔이 소녀 249개
눈의 여왕 100개


1차 삽화 부문의 결과 발표를 보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공모전은 주제에 따른 분류가 은근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말하자면 당선작이 안 나오는 주제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죠. (설마) 골고루 까진 아니더라도 각 주제에서 최소한 한 작품만은 뽑히도록 선발한 것 같았습니다. 이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관점을 달리 해보면 극단적인 예시이지만 A 주제에서 하나라도 뽑아 줘야 해서 뽑힌 작품 때문에 그것보다 퀄리티가 더 좋았던 다른 주제의 어떤 작품이 떨어지게 될 수도 있는 것이죠. 물론 극단적인 예시일 뿐입니다. 예술작품이 객관적인 순위라는 게 있겠습니까. 아마도... 없겠죠?


아무튼 그런 의미로 보면 '눈의 여왕'을 도전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어 보입니다. 사실 전 눈의 여왕이 좀 어려운 동화였어요. 그래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도전하시는 분들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큰 의미는 없겠지만 일일 작품 응모 수를 정리해보았습니다. 비록 논란이 많았던 공모전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작품들이 응모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논란에 대해 어느 정도 수정이 된 8월부터는 응모 작품 수가 더 증가하였는데, 이건 브런치와 저작권위원회의 대처에 작가님의 마음이 풀렸다기보다는... 그냥 마감일이 다가와서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공모전과 비슷한 패턴이니까요. 후반부에 갈수록 많은 작품들이 몰립니다. 이것이 '마감 효과'라는 걸까요?


아무튼 썩 만족스러운 공모전은 아니었지만 제 자신의 재미를 추구하며 참여하였습니다. 아마 97% 학교 수업 시간의 참고자료로 사용될 목적으로 뽑을 것 같기 때문에 B급 감성은 안 될 거라고 했던 바 있지만, 저는 아무래도 '펄프 픽션' 쪽이 더 끌리고 편안한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우연히 보시더라도 제 글이 재미가 있었다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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