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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 속 쉼터 Nov 08. 2023

나의 색

글쓰기 92일 차

시간을 펑펑 쓰며 민준은 조금씩 자기 자신만의 기호, 취향을 알아갔다. 민준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어떤 대상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결국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는 것을.
-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책 일부 발췌 -


 요즘 사회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 힘들다. 스스로를 바라보고 나의 색을 찾기 위한 시간보다는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더 빨리, 더 멀리 달릴 방법만 연구한다.


 심지어 이 끝없는 경주는 유치원 때부터 시작된다. 나만의 색을 찾기보다는 남들과 어울리고 싶어 표준의 색을 찾고 거기에 끼워 맞춘다. 부자연스러움이 들통나지 않게 나를 조금씩 깎아가면서 말이다.


 예전에 이런 말을 보았다. '외로움이야말로 자신을 깊게 들여다보게 한다'라고. 하지만 요즘은 외로움을 느낄 새 없이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그렇게 힘듦을 참고 꾸역꾸역 결승선에 도달했을 때는 땀과 함께 색이 모두 녹아버린 나를 볼 수 있다. 물론, 뒤쳐지지는 않았다. 물론, 한쪽 우두커니에 멈춰서 하루 종일 꽃만 따는 저 소녀만이 색깔로 가득 차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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