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것보다 배 아픈게 더 문제

그래서 우리는 다 같이 가난하다

by 남시언

촌 지역이라고하면 엄청 살기 좋고 인심이 가득해서 인간관계가 수월하고 행복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이 동네는 시기와 질투가 만연하고 무차별적인 비난이 공장에서 물건 찍듯 쏟아진다. 기득권을 목청껏 욕하는 사람들이 정작 가장 큰 기득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들의 입장이 조금이라도 위협받는다고 느끼면 가차없는 폭력을 행사한다.


여기에서는 모두가 같아야한다. 나와 다른 사람은 철저하게 배척된다. 내 의견에 동조하지 않으면 적군이다. 실력이 아닌 나이로 갑과 을이 나뉘고 어른의 '떼끼'에 토를 달았다간 가정교육 제대로 못 받은 놈이 된다. 그들의 울타리는 넘볼 수 없는 과거 사대부의 그것과 같다. 치열한 경쟁없이 미지근한 물처럼 모든게 흘러간다. 당연히 발전없고 성장할 수 없다. 결국에는 그들만의 리그가 된다. 예전부터 이어진 이 권력은 너무나도 견고해서 말 그대로 '접근불가'다.


피나는 노력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독특한 조리법으로 찜닭을 2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고 싶어도 여기에선 불가능하다. 버스 시간을 스마트폰에서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LBS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싶어도 못 만든다. 영리를 목적으로 강의할 수 있는 곳이 한 곳도 없는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법과 규제 이전에 친구, 옆 사람, 이웃, 아는 사람, 아는 사람에 아는 사람이 오만가지 이유를 들어 못하게 한다. 우리는 모두 같아야 하니까. 당신과 나는 차이나면 안된다.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 닮아있다. 격차는 거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다 같이 가난해진다.


열심히 일하고 행운도 따랐던터라 12월에 가계부 사진을 올린적이 있다. 그 다음날로부터 일주일만에 백 여명한테 연락이 오는데 "술 사달라" 또는 "밥 사달라"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왜 대접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내 마음이 동해서 해주면 몰라도, 아무 이유 없이 강제로 지갑을 열라고하는건 소매치기와 다름아니다. 만약 내가 상대방 입장이었다면, 술이든 밥이든 내가 사주면서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를 물어볼 것이다.


한달이 지나니까 나에 대한 욕이 바이러스처럼 퍼져있다. 그 욕하는 원인을 파고들면 대부분 자기 일을 안도와준다것 뿐이다. 업무는 비즈니스인데 무작정 어떻게 도와주나. 나는 보통 다른 지역에서 돈을 벌어 가지고 지역에서 쓴다. 심지어 달러도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 지역에서 입김 좀 통한다는 부류들은 같이 뭔가를 협동해서 할 생각은 안하고 어떻게든 잡아먹어 없애버릴려고 안달이다. 반대파를 모조리 척살하니 결국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배고픈 것보다 배 아픈게 더 문제가 된다. 게가 들어있는 망태기에 뚜껑이 없는 이유가 한 놈이 망태기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다른 놈들이 힘을 합쳐 끌어내린다는 이야기는 허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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