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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실남실 Mar 17. 2024

여태 알았던 아우슈비츠 소설이 아니네?

신시아 오직, <숄>

오래전에 나왔던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가 리뉴얼해서 기소개된 작가들 말고 새로운 작가들이 선정됐다


신시아 오직 굉장히 낯선 이름인데

이분 필력이 장난 아니다


짧은 분량인 “숄”과 그 이후의 이야기인 “로사”는

둘 다 완성도가 어마어마하다


스타일이 좋고 주제와 문체 그리고 구성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글이다


굉장히 영화적이며 소설 내 중요한 이미지들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슬로 모션 기법으로 뇌리에 각인된다 경제적인 대사들 입체적인 인물들 모던한 기법들 아련한 결말과 강하게 각인된 캐릭터가 있다


지극히 정상이며 그 “정상성”을 유지하려고, 미치지 않기 위해 살고자 하는 노력이 아우슈비츠라는 테마 아래서 펼쳐진다


역사적 사실이라는 비극성에서 거리를 둔다면 아우슈비츠라는 소재 자체는 얼마나 이제 식상한가 여겼던 나 같은 꼰대 독자들의 빰을 후려치는


맨날 맞아도 안 아프다 적응했던 뺨에 생각지도 못한 강펀치를 맞고 뻥 뚫리는 그런 느낌


주인공의 고독감과 막막한 현실감을 바로 옆에서 본 것처럼 잘 살렸다 마치 나보코프의 그것만큼 관능적이다


초면에 실례하지만 너무 잘 쓰네요 이렇게 만나서 반갑고 이름 잘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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