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힘든 일이었다, 마감을 한다는 것이.
한 개의 마디를 만든다는 것에 대해서 미루고 또 미루고 또 미뤄지고 부담이 목까지 차올라 토해내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되자 '문이라도 닫아주자' 하는 심정으로 마감을 하게 되었다.
마무리는 곧 다시 시작을 의미한다.
열린 문을 닫지 않고는 새 문을 열 수 없게 되자 마무리의 의미가 더 유용하게 다가왔다.
새롭게 다시 시작해 보자는 각오로 하나의 브런치 북을 마감하기로 했다.
처음 시작할 때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된다. 무엇을 쓰고자 했으며 왜 쓰려고 했는지를 다시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재미와 의미를 적절하게 균형을 맞춰서 살아보리라 맘먹고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삶을 살아보고자 했었다. 재미만 있다면 그리 오래 지속하지 못할 것이고, 의미가 더 큰 삶을 추구하게 되면 지루한 삶이 될듯해서 모름지기 재미와 의미를 조화롭게 살아야지를 추구해 왔다.
그중 살아가면서 다양한 의미를 먼저 들춰보자 했던 것이 브런치 북이었다. 그러고 나서 이어서 브런치 북으로는 재미를 쓰고자 했다.
헌데 역시나 재미와 의미 중 의미만을 모아보기가 버거웠다. 아마도 재미만을 모아둬도 그에 못지않게 왜 쓰고 있나를 여러 번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가다가 멈칫거리며 브런치로부터의 재촉을 받게 될 것이다.
본업을 하며 틈틈이 즐거운 일탈로 글을 쓰려고 맘먹고 브런치북을 열었었다. 하다 보니 이 또한 또 하나의 강력한 일이 되어가고 있었다. 힐링과 즐거움에서 시작된 글쓰기가 마감에 쫓기듯 메워가면서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적당한 부담은 하나하나 쌓여가게 하는 긍정적 효과도 크다. 한데 미뤄지기 시작하면서는 큰 부담으로 죄였다.
다시 생각한다, 처음을.
왜 쓰고 싶었던가. 왜 쓰려고 했는지를.
다시 생각해도 여전히 다시 쓸 수밖에 없다.
다시 또 브런치 북을 엮어나가려고 한다.
이렇게 마감은 또 하나의 시작을 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의미가 있다.
이는 또 다른 의미의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