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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형근 Apr 19. 2017

목마른 나무

저 나무는 어떻게 견뎌야 하나

황사 씻겨 나갔을까. 미세먼지 거둬 갔을까. 저 나무의 목마름에 해갈은 커녕 간질다 만 몸짓. 줄 듯 말 듯 갈증은 젖지 않아 푸석하다. 비 온다고 우산 들고 나가본 게 몇 번인가. 나무 주변은 적셔가는데 제 몸뚱아리 아래는 그대로 먼지였던 게. 보는 내가 목이 칼칼해지는 게. 다음날은 더욱. 이제 저 나무는 어찌 견딜까. 유공관도 박아서 띡딱한 석력질 바닥을 뚫어줘야는데. 수분이라도 고여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만 해두려 한다. 마치 화분처럼 바닥이 돌처럼 다져진 마사토질이다. 구덩이를 파고 분 뜬 나무를 식재하여 물죔으로 죽쑤기를 하면 물이 빠져나가지 못한다. 처음부터 삽보다는 굴착기로 왕창 파고 객토했어야 했다. 주변 여건대로 했으니 여건을 극복하지 못한게다. 갈증의 해갈 때쯤이면 고일테고 쓰러질게다. 유공관과 지주목을 준비해야 하는 당위다. 천안은 어찌 무소식인가. 아이들 말마따나 친절하지는 않은 것 같다는 게 놀라운 예지인가. 세상 더 산 나는 꿀꺽 삼킨 말이건만 아이들 직감에서는 별처럼 쏟아졌다. 오늘까지 소식 없으면 그쪽 식물원은 접어야겠다. 준비야 하지만 저 나무는 고군분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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