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 있냐?
대회 전 꾸준히 달리기
퇴근 후에 8km를 뛰었다. 뛰고 나서 집 근처에 도착하니 9시. 밥하기도 귀찮고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나 먹어야지 싶어서 주문하려는데.. 아차, 카드(아이폰이라 삼성 페이 안 됨)를 두고 나왔다. 암 밴드에 휴대폰 넣겠다고 케이스와 카드를 모두 빼버렸다. 부랴부랴 서브웨이 앱을 켜서 방문 포장으로 주문을 했다. 마침 신메뉴로 치킨 아보카도가 눈에 들어와 주문 버튼을 꾹 눌렀다.
"주문하신 치킨 아보카도 나왔습니다~"
달리고 나서 먹는 서브웨이는 꿀맛이다
포장지를 뜯기도 전에 맛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방금 데워서 빵이 따듯했기 때문에. 30초 데운 샌드위치 빵이었어도 갓 구워낸 빵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한 입 베어 무는데 정말로 맛있었다. 8km를 뛰어서 허기져서 그런 건지 갓 만든 샌드위치 때문인 건지.. 생각은 모르겠고 순식간에 다 먹어버렸다. 그리곤 집에 가려는데 날씨가 제법 쌀쌀해져서 너무 추워 천천히 또 뛰어서 집에 들어왔다.
지난 기록 속에 나의 성장이 보인다
씻고 침대에 누워서 나이키 러닝 앱을 켜 지난 기록들을 살펴보았다. 최근엔 혼자 뛰고 있는데 그래도 10월 초 주에 2-3번 6km, 8km씩 꾸준히 뛰긴 뛰었다. (저번 주엔 비가 와서 아침에 3km 2회..) 어쨌든 혼자서 연습을 하다 보니 같이 뛸 때와는 다르게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의지할 사람이 없다 보니 속도나 움직임에 민감해지고, 어느 순간 숨을 안 쉬는 나를 발견할 때면 다시 호흡을 가다듬기도 하는 나의 정신 차림의 과정과 성장을 목격한다는 재미가 있다.
좋아하는 걸 동시에 할 수 있는 여유는 언제쯤..?
예전엔 음악도 들으며 여유롭게? 뛰었는데 이제는 음악이 오히려 방해가 된다. 자세와 보폭, 속도에 신경 쓰다 보니 음악 소리가 오히려 내 호흡의 리듬을 망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스피커로 크게 틀어놓고 뛰는 분도 계신 건가..? 하는 작은 공감도 해봤다. 대회가 끝나면 페이스 신경 안 쓰고 음악 들으며 여유롭게 뛰어봐야겠다. 달리면서 듣고 싶은 음악 리스트도 만들어 놨었는데.. ㅠㅠ
대회 참가 의류가 생각보다 이쁘다
대회가 끝나고 3일 뒤엔 오스트리아로 휴가를 간다. 가서도 아침엔 조깅을 할 생각인데 비엔나는 생각보다 지금 우리나라랑 날씨가 비슷해서 추울 것 같아 니삭스를 구매했는데, 대회 때 주는 양말이 니삭스였다! 오 생각보다 짱짱하니 잘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티셔츠도 너무 마라톤 대회st이 아니라서 맘에 든다. 참가비 33,000원과 나의 땀과 노력이 깃든 것치곤.. 뭐 괜찮은 것 같다.
대회가 끝난 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회를 참가하게 되어 10km 목표가 생겨서 꾸준히 달렸지만 이 대회가 끝나고 2주 간의 휴가를 마치고도 지금처럼 난 뛰게 될까? 일단 잘 모르겠는데 휴가 가서 생각을 좀 정리하다 보면 나의 달리기의 방향도 정해질 것 같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 하프 마라톤까지는.. 응 아니야~ 아니야..
내일은 아침에 뛰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