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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향기 May 31. 2022

어둠의 숨결

노을 한 자락을 걸치고

어둠을 머금은 호수는


까만 벨벳 드레스를 움켜 쥔

상기된 볼의 여인이다


매끄러운 자태로

날 유혹하는 너울지는 숨결을

내게 건넨다


손을 잡는 순간

모든 어둠이 우릴 삼켜버리고

보이지 않는 숨결만이

고요를 채운다


머금었던 어둠이 목을 휘감고

한 자락 걸쳤던 노을도 어둠에 삼켜지면

흙빛 공기 속에서

고요해진 너의 숨결을 마주한다


나는 여기 그대로이고

너도 거기 그대로인데


우린 모두 사라져 버리고

어둠의 숨결만 남아 있구나



<사진:나무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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